두산인프라, 모집자금 대폭 축소 '해결책은' [두산밥캣 IPO]3300억 유입 예정, 기존계획 1/6..밥캣 주담대 활용 가능성
김장환 기자공개 2016-11-08 08:21:11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7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밥캣 상장(IPO) 공모가가 크게 낮춰지고 구주 매출 비율도 줄면서 두산인프라코어의 단기 차입금 상환 계획 역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두산밥캣 IPO를 성사시키더라도 이제는 모집 자금 규모가 기존 예정액보다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연 어떤 대응책을 꺼내들 지 주목된다.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IPO를 위한 수요예측을 최근 마무리하고 공모가를 주당 3만 원에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8일부터 이틀간 일반 청약을 실시하고 오는 18일 상장을 완료키로 했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406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경쟁률은 9.81대 1을 기록했다. IPO 절차 자체는 별 탈 없이 성사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작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IPO를 성사시키더라도 추가적인 자금 조달에 나서야 할 처지에 놓였다. IPO를 순탄하게 진행하기 위해 공모가를 크게 낮췄고, 구주매출 비율 역시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애초 희망했던 공모가는 4만 1000원~5만 원에 달했고, 보유 지분의 50%를 구주매출키로 했다. 하지만 계획안 조정 과정에서 공모가는 3만 원, 구주매출 비중은 12%대까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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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IPO 성사시 최대 3300억 원대 자금을 손에 쥘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직접 구주 매출을 통해 확보에 나설 2141억 원과, 앞서 FI로부터 사들인 지분을 모두 처분했을 시 예상되는 유입 규모다. 기존 1조 2000억 원대 자금 조달 계획과는 크게 동떨어진 수준이다.
문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밥캣 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모집하려던 계획을 세운 것은 재무구조 개선과 동시에 당장 내년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등 차입금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 담겨 있었다는 점이다. 당장 내년 초부터 회사채 만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하는 상황에서 차환 발행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올 6월 말 연결기준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 중인 단기차입금은 2조 원을 넘는다. 이 중 1조 1766억 원에 달하는 몫을 회사채가 차지하고 있다. 다만 앞서 상환과 만기 연장에 성공한 회사채 등을 고려할 때 11월 현재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총 5350억 원으로 전해진다.
결국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밥캣 IPO를 통해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은 당장 내년 상반기 회사채를 전액 감당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향후 주식시장 흐름을 살핀 후 두산밥캣 주식을 매각해 마련한 자금으로 차입금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역시 단기간에 실행할 수 있는 방편은 아니다. 최대주주로서 IPO 후 적어도 1년 동안은 보호예수(락-업)로 지분 매각이 묶일 전망이다. 현재 계획대로면 내년 11월 18일까지는 두산밥캣 주식을 내다 팔 수 없는 셈이다.
이런 와중에 회사채 발행 역시 쉽지 않은 상태다. 그룹 계열의 신용도 하락과 이에 따른 투심 악화로 회사채 조달에 잇따라 실패하기도 했다. 해외주식예탁증서(GDR),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자금을 조달해왔던 것도 이에 따른 대응책의 일환이었다. 두산밥캣 IPO를 서둘러 진행했던 것도 비슷한 이유가 담겨 있었다.
정작 그룹사의 추가 지원을 이끌어내기도 쉽지 않다. 모기업 두산중공업도 자금을 직접 지원할 만한 여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6월 말 별도기준 총 차입금 3조 7269억 원, 순차입금 3조 1631억 원에 달한다. 단기차입금은 1조 9776억 원으로 이 중 4300억 원 가량 회사채다. 자산 매각을 통하 자금 지원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이 역시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성과로 보기는 어렵다.
시장 일각에서는 현금성자산을 적극 활용하면 단기적인 차입금을 대응하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에 따르면 9월 말 연결기준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은 약 6000억 원 수준이다. 두산밥캣 IPO 구주 매출을 통해 유입된 자금 3300억 원과 현금성자산 6000억 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내년 하반기에도 상당 수준의 회사채와 차입금이 잡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조달 방안을 꺼내드는 게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반기 차입금 대응을 위해 가장 유력한 방안은 상장에 성공한 두산밥캣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단기 자금을 조달하는 방편이 거론된다. 증권가에서는 두산밥캣 주가 흐름이 IPO 성사시 당분간 긍정적으로 흘러갈 것이란 판단을 내리고 있다. 주가가 양호한 흐름만 보인다면 두산밥캣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자금을 끌어오는 것도 그리 어렵지는 않을 전망이다. 보호예수가 풀린 후 지분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두산밥캣 IPO 구주매출 비중과 모집금액이 줄었지만) 단기간에 대응해야 할 만한 자금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에서 IPO가 완료돼도 당장 큰 부담은 없다"며 "IPO 후 주식시장의 흐름을 봐서 대응하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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