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2월 08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액자산가의 상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부동산이다. 현재 업무의 60% 이상이 부동산 관련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은행 WM자문센터 세무팀은 고액자산가에게 세무 관련 상담을 제공한다. 이들이 제시하는 절세 키워드는 부동산이다. 고액자산가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데다 사업소득과 근로소득에 비해 절세할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 관련 업무 비중이 큰 만큼 같은 WM자문센터 내 부동산팀, 자산관리팀과의 협업을 중시한다. 고액자산가가 부동산 매입을 원할 경우 부동산팀과 세무팀 인력이 동행해 물권과 절세에 대해 조언한다. 부동산을 매각할 때는 세무팀이 양도세 관련 자문을 제공하고, 자산관리팀이 향후 자산 배분을 전략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부동산 관련 상담을 주로 제공하는 배치열 우리은행 WM자문센터 세무팀 세무사(사진)를 만나 부동산 매입·매각, 증여·상속시 절세법에 대해 들어봤다.

◇"1세대 2주택자…징검다리식 매매로 양도세 절세"

배치열 세무사는 "1세대 1주택자가 부동산을 매각할 경우 보유기간 2년 이상, 양도가액 9억 이하 조건을 충족시키면 양도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며 "1세대 2주택자는 같은 조건이라도 양도세가 부과되는데 다수 주택을 보유한 고액자산가가 많아 관련 상담 요청이 자주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다수 주택을 보유한 고액자산가에게 징검다리식으로 주택 매매를 이어가 일시적 2주택자 요건을 충족시키라고 조언한다. A주택 취득 1년 후 B주택을 매입하고, B주택 매입 후 3년 내에 A주택을 매각하면 일시적 2주택자 요건을 충족해 1주택자와 같은 기준을 적용 받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시적 2주택자 조건을 염두에 두고 있으면 양도세를 감안하고 장기적으로 부동산 매매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며 "절세 욕구가 강한 고객은 징검다리식으로 주택 매매를 계속 이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보유시에는 종부세 절세를 위해 공동명의를 적극 활용하라고 강조했다. 현행 세법상 주택은 인당 6억 원, 사업용토지는 80억 원이 넘을 경우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되는데 공동명의를 활용하면 한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대소득이 1억 5000만 원이 넘을 경우 부과되는 세율도 41.8%에서 26.4%까지 낮출 수 있다.

그는 "절세만 놓고 본다면 부동산을 여러 명이 같이 보유하고 임대소득도 분산하는 게 유리하다"며 "다만 배우자 중 한 명이 부동산 투자금 전액을 부담했을 경우 나머지 한 명이 자금 출처를 입증해야 하는데, 배우자 비과세 증여 한도 6억 원을 넘는 금액은 대출을 받아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여는 많은 사람에게 일찍 하는 게 핵심"

배치열 세무사는 부동산을 증여할 때도 많은 사람에게 분산해서 증여하길 권유했다. 1억 원 이하는 10%, 5억 원 이하는 20%, 10억 원이하는 30%, 30억 원 이하는 40%, 30억 원을 초과하면 50%의 증여세가 부과된다. 과세구간을 고려해 분산 증여할수록 더 큰 금액을 절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될 수 있으면 일찍 증여해야 절세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1순위 상속인인 배우자와 자녀가 상속 시점 10년 내에 증여받은 부동산은 증여세는 물론 상속세 부과 대상에도 포함 되기 때문이다.

그는 "손자, 손녀는 1순위 상속인이 아니기 때문에 증여세와 상속세가 함께 부과되는 기간이 5년 이내로 짧은 편"며 "너무 이른 시점에 증여가 어려울 경우 한 차례 증여를 건너 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 손자, 손녀 증여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속 시 발생하는 세금도 유념해야 할 사항으로 꼽혔다. 부동산 상속 규모가 30억 원을 초과하면 50% 세율이 적용되기 대문에 상속세 납부 재원을 미리 마련해 두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부동산만 상속할 경우 향후 상속인이 물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어 현금성 자산과 부동산 비중을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 지분을 분산해 상속할 경우 현금 보유 비중이 높은 상속인이 연대납세의무를 통해 상속세를 내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