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N, 아직은 미미한 존재감 [Adieu 2016 / ETN 시장 리뷰] 종목수 크게 늘어…투자자 매출규모 여전히 작아
강우석 기자공개 2016-12-30 10:08:33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1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은 상장종목수가 늘어나면서 시장규모가 대폭 커졌다. 테마 및 원자재, 해외 상품들이 확충돼 투자자 선택폭이 한층 다양해졌다. 다만 시장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아, 투자자들 사이에서 존재감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월 16일 기준 ETN 시장의 지표가치총액(발행총액)은 3조3235억 원이다. 이는 전체 자산총액이 1조9286억 원이었던 전년 말 대비 1.72배 증가한 수치다. 시장에 참여한 누적계좌수는 1만9740개로 전년(4634개)보다 5배 가까이 늘었다.
문성제 NH투자증권 IC운용본부 차장은 "ETN 시장은 양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ETF 시장규모의 10~50%까지 커질 것으로 본다"며 "최근 1년 사이 종목에 빠르게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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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수 다양해져…테마, 원자재, 해외지수 대거 확충
상장종목 갯수가 늘어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1년 사이에 53개의 ETN이 신규로 상장되면서 종목수는 총 130개로 늘어났다. 미국과 일본 시장의 경우, 시장이 출범된 지 2년째 된 시점의 종목수는 각각 86개, 21개였다.
ETN 시장의 종목수가 100개를 돌파한 것은 시장이 개설된 지 1년 6개월 만의 일이다. 현재 25조 원 규모까지 성장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출범 100종목을 돌파하기까지 9년 여의 시간이 걸렸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ETN 시장의 초기 성장세가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테마와 원자재, 해외지수 상품들이 대거 확충됐다. NH투자증권은 OLED, 대체에너지, 2차전지, 방위산업 등 상장지수펀드(ETF)로 구현하기 어려운 세부 테마 ETN을 14종목 출시했다. 원자재 특화에 나선 신한금융투자는 구리, 콩, 천연가스 등에 투자하는 상품 6종목을 선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은 S&P500, 미국 중·대형주, 유럽 중·대형주 등 선진국 ETN을 확충하는데 주력했다. 덕분에 전체 시장 종목(130개) 중 47.7%인 62개가 해외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꾸려지게 됐다.
윤채성 신한금융투자 에퀴티파생부 ETN운용팀장은 "투자자 입장에서 ETN은 ETF와 거의 같은 성격의 상품으로, 차별화의 방향을 고민하는 것은 발행사인 증권회사들의 몫"이라며 "저희 회사는 틈새시장인 원자재에 초점을 맞춰 라인업을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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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매출, 1200억 원에 불과…일평균거래대금도 정체
ETN 시장의 발행총액은 3조 원 정도지만, 이 수치만으로 투자자들의 시장참여 정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발행총액 중 투자자가 보유한 물량 외에는 증권사가 보관하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와 업계에서는 '투자자 매출액'이 실질적인 ETN 시장규모를 파악하는 기준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투자자 매출액은 지난달 16일 기준 1208억 원이다. 이는 244억 원이었던 지난해 대비 4.95배, 5억4000만 원에 불과했던 2014년 대비 223배 늘어난 수치다. 증가 추세는 뚜렷하지만 절대규모는 미미하다는 것이 업계 내·외부의 평가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전체 매출액 중 84.7% 만큼을 차지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의 ETN 시장은 ETF 시장처럼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양강 체제라고 보면 된다"며 "두 곳의 통합 법인이 등장하는 내년에는 시장점유율이 상당부분 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평균거래대금도 정체 상태다. 11월 말 기준 일평균거래대금은 314억 원이다. 535억 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11월 이후 거래가 부진하면서, 최근에는 거래대금이 300억 원 내외를 맴돌고 있다.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ETN 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0.6%에 그쳤던 기관투자가들의 거래비중은 올 들어 21.5%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동안 개인들의 비중은 50.9%에서 30.0%로 급감했다.
조병인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ETN시장팀장은 "기관들이 프롭트레이딩 등의 형태로 ETN 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며 "다만 아직까진 단기투자 위주로 접근 중인 곳들이 많아, 기관투자가들이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데 의의를 두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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