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1월 06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말부터 연초까지 여러 금융회사들의 인사 발표가 이어졌다. 이 중 KB금융 쪽에 자산운용업계의 시선이 좀 더 많이 쏠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KB자산운용과 현대자산운용의 새 수장에 외부인사인 조재민 전 KTB자산운용 대표와 이현승 코람코자산운용 대표가 영입되며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모두 이 업계에서는 꽤 정평이 나있는 인물들이다.자산운용업계에서 오랜기간 몸담고 있는 한 관계자는 KB의 이번 인선을 두고 "운용사 조직이 아주 강력해질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조재민 대표가 과거 16년 동안 여러 자산운용사를 이끌며 보여줬던 성과들을 상기시켰다. 이현승 대표가 코람코자산운용에서 경험했던 많은 부동산 펀드 사업들을 생각해 보라고도 했다.
이 둘을 영입하는데는 최종 인사권자인 윤종규 회장의 의지가 상당부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조재민 대표는 윤 회장이 KB금융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있던 시절 KB자산운용의 대표직을 맡고 있었다. 당시 윤 회장이 조 대표를 상당히 좋은 경영자로 여겼다는 사실이 많은 업계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전해진다. 이는 조 대표가 이번에 KB금융에 다시 합류한 동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윤 회장은 왜 이렇게 자산운용사에 힘을 실으려 하는 것일까. KB가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시너지를 내겠다고 누누히 강조했던 분야는 자산관리(WM) 사업이었다. 이미 큰 은행 채널이 있으니 대형 증권사가 가진 역량을 더해 양질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은행과 증권의 물리적 거리를 좁힌 복합점포는 시너지의 핵심 사례로 꼽혔고 지금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복합점포는 포장일 뿐 그 속을 채우려면 좋은 콘텐츠들이 꼭 필요하다. 은행과 증권이 결합한 양질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해주려면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금융상품들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좋은 금융상품 공급의 몫은 자산운용사의 역할에 해당한다.
윤 회장은 두 운용사들이 얼마나 좋은 펀드를 만들어 내느냐가 KB금융의 은행 증권 복합점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봤을 것이다. 이는 기존 수장들을 모두 교체하면서 운용업계 전문가인 조재민 대표와 이현승 대표를 영입한 배경이기도 하다. 윤 회장이 그렸던 KB금융 WM조직의 남은 한 조각은 바로 이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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