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연임' 성과가 의혹을 눌렀다 포스코 CEO추천위 만장일치 추천…구조조정·재무개선 '인정'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5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 오는 3월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2020년 3월까지 포스코 경영을 총괄한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이뤄낸 '경영 개선'이 연임에 성공하게 만든 가장 큰 원동력으로 꼽힌다. 포레카 지분 강탈 의혹을 비롯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기도 했으나 계열사·자산 구조조정, 재무 건전성 제고 등의 성과를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는 25일 열린 이사회에서 권오준 회장이 CEO 후보로 적합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포스코 이사진은 CEO후보추천위원회의 발표 직후 권 회장을 임기 3년의 회장 후보로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오는 3월 10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와 한 차례 더 예정된 이사회에서 회장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연임이 최종 확정된다. 이변이 없는 한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이사회 결의로 권 회장은 앞으로 3년 더 포스코를 이끌게 됐다. 2020년 3월까지 회장직을 보장받았다.
이명우 이사회 의장은 "포스코의 중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권 회장의 연임이 필요하다고 사외이사 전원이 의견을 모았다"며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검증 과정을 거친만큼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권 회장의 연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 3년 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 사업 포트폴리오 안정, 재무 건전성 제고 등의 성과를 낸 만큼 CEO후보추천위원회가 권 회장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줄 거란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됐다.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이 취임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26건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문어발식으로 퍼져 있던 사업 포트폴리오도 △철강 솔루션 트레이딩 △스마트인프라 △발전 솔루션 △에너지 소재 등 4개 축을 중심으로 재편했다.
최근에도 △포스코대우-포스코P&S 합병 △포스코건설-포스코엔지니어링 합병 △신한·하나금융지주 지분 매각을 실시하는 등 내실 다지기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의 맏형격인 포스코가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한 덕분에 철강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3년에 걸친 구조조정을 추진한 결과 재무상태도 대거 향상됐다. 2016년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6.9%로 설립 후 최저 수준이다. 현금흐름이 개선되면서 현금성자산이 차입금보다 많은 '순차입금 마이너스' 상태도 지속되고 있다. 2015년 적자를 내는 등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성과다.
포스코 측은 "권 회장이 취임 후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며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량 증가, 126건의 구조조정, 55% 가량 상승한 주가 등이 연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CEO후보추천위원회 역시 권 회장의 이 같은 성과를 감안해 연임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명우 이사회 의장 등 6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2월부터 재임 기간의 성과, 조직 장악력, 청렴도 등을 다방면에서 평가했다. 권 회장은 3차 회의에 직접 참석해 미래 포트폴리오 전략을 발표하는 한편 위원들의 질의에 성실하게 답변했다.
평가 과정에서의 가장 큰 변수는 포레카 지분 강탈 논란, 2014년 1월 회장 내정 과정에 최순실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었다. 권 회장은 지난해 11월 11일 포레카 매각 건과 관련해 검찰에 소환돼 참고인 조사를 받기도 했다.
위원들은 불거진 의혹에 대해 외부 법률 전문가에게 자문을 의뢰하는 등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 검증 결과 의혹들이 명백한 근거가 없으며 따라서 권 회장이 CEO직을 수행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권 회장이 최순실 씨와 친분이 없다는 점을 적극 해명한 것도 평가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의혹만 가지고 지난 3년 간의 성과를 뒤집는 결정을 내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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