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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흑자?, 정유업 실적 '오해와 진실' 유가 하락으로 매출액 감소..영업이익률 10% 돌파등 수익성 개선

박상희 기자공개 2017-02-20 08:29:53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6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영업이익 기준)을 달성한 정유업계가 '불황형 흑자'라는 오명에 시달리고 있다. 호황기였던 2011년 대비 매출액은 반토막이 났는데, 영업이익만 도드라지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외형적인 성장은 이루지 못한 채 수익성 개선을 통해 이익만 키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 '빅4'는 이에 대해 '불황형 흑자'라는 용어는 정유업엔 어울리지 않는다며 선을 긋고 있다. 각사의 제품 판매량은 2011년보다 증가했지만 유가 하락으로 판매단가가 크게 낮아져 매출액이 줄어든 것이기 때문에 불황형 흑자와는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매출액은 판매량 및 판매단가가 결정짓는다.

1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유사 빅4 모두 영업이익 기준 2016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3조 2285억 원), GS칼텍스(2조 1404억 원), 에쓰-오일(1조 6926억 원) 모두 종전 최대 실적인 2011년 기록을 갈아치웠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2조 8424억 원을 뛰어넘고, 정유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영업이익 3조 원 시대를 열었다. GS칼텍스도 2조 원을 겨우 넘겼던 2011년 영업이익을 가뿐히 넘어섰다. 에쓰-오일도 2011년 1조 6337억원보다 600억 원 가량 더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현대오일뱅크도 직전 최대 실적인 2015년 실적을 뛰어넘고 1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사 실적 비교
*출처: 각 사 취합, 금융감독원

초호황이었던 2011년 대비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액은 반토막이 났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9조 5205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11년 68조 3712억 원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하다. GS칼텍스 및 에쓰-오일은 지난해 각각 25조 7702억 원, 16조 3218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각각 2011년의 47조 9463억, 31조 9139억 원 대비 크게 감소한 것이다.

이를 두고 불황형 흑자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원래 무역에서 사용하던 용어인 불황형 흑자는 불황기에 수입이 수출 감소량보다 더 많이 줄어들어 발생하는 흑자를 일컬었다. 지금은 일반 기업의 실적을 두고도 매출액이 줄어들었는데도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경우를 가리켜 불황형 흑자라고한다.

하지만 지난해 정유업계 실적을 두고 불황형 흑자라 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는 지적이다. 불황이라 제품 수요 감소로 제품 판매량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매출액이 꺽인 것이라면 불황형 흑자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지난해의 경우 제품 판매량은 증가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지난해 정유 및 석유화학 제품 등의 판매량은 사상 최고 실적을 냈던 2011년을 뛰어넘은 수준이었다"면서 "판매량이 증가한 상황이었는데, 불황형 흑자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품 판매량이 증가했음에도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정유업계에서 제품의 가격, 즉 단가라고 할 수 있는 석유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2011년 호황기 때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수요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유가 상승으로 제품 가격이 올라가 매출이 증가한 측면이 크다"면서 "지난해의 경우 제품 판매는 증가했지만 석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제품 가격이 낮아져 매출액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사 영업이익률
*출처: 각 사 취합

유가 하락으로 제품 단가가 낮아지다보니 매출액 하락으로 이어졌을 뿐, 제품의 수요나 실제 판매량은 2011년을 넘어서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결코 불황형 흑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유가 하락으로 매출액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어서는 곳이 등장하는 등 오히려 실적 내실에는 긍정적으로 기여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0.37%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2011년의 경우에도 영업이익률은 5.2%에 그쳤었다. SK이노베이션 및 GS칼텍스의 영업이익률 역시 각각 8.16%, 8.31%로 1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4%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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