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해양·시추설비 미청구공사 3.4조 시드릴·오션리그 대금 회수불능 위기 고조…"유동성 충분하다"
강철 기자공개 2017-04-10 07:59:30
이 기사는 2017년 04월 07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시드릴(Sea Drill), 오션리그(Oceanrig)로부터 잔여 대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공정이 진행 중인 해양·시추 설비의 미청구공사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해양·시추 설비의 전체 미청구공사는 3조 40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 석유 시추사인 시드릴은 채권금융기관과의 차입금 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시드릴의 파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 오션리그는 이미 뉴욕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두 기업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면서 삼성중공업은 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잔금을 받지 못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드릴, 오션리그의 미청구공사 규모는 각각 8429억 원, 6238억 원이다.
삼성중공업은 2013년 7월 시드릴로부터 드릴십 2척을 1조 1690억 원에 수주했다. 이어 2013년 8월과 2014년 4월에 걸쳐 오션리그와 드릴십 3기 건조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액은 약 2조 1600억 원이었다.
시드릴 드릴십 2척은 건조가 완료됐다. 2013년 8월에 수주한 오션리그 드릴십 1기도 인도만 남았다. 그러나 시드릴과 오션리그가 경영 정상화 수순을 밟아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드릴십을 넘길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시드릴과 드릴십 인도에 관해 협의를 하고 있으나 올해 중으로 넘기는 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오션리그 드릴십 중 2014년에 수주한 1기(SN2120)는 설계 이후 공정을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청구공사가 없다"고 밝혔다.
시드릴, 오션리그 드릴십을 포함해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미청구공사는 약 5조 원이다. 세부적으로 해양·시추설비가 3조 4000억 원, 일반 상선이 1조 6000억 원이다. 상대적으로 해양·시추설비의 대금 회수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셈이다.
현재 공정이 진행 중이거나 인도를 앞두고 있는 주요 해양·시추설비 프로젝트는 △엔스코 드릴십(SN2096) △시드릴 드릴십 2기(SN2100·SN2101) △오션리그 드릴십 3기(SN2109·SN2119·SN2120) △스테나 세미리그(SN2097) △인펙스 CPF(SN7108) △스타토일 잭업리그 2기(SN7117·SN7118) △쉘 FLNG(SN2030) △에지나 FPSO(SN2089) △페트로나스 FLNG(SN2126) △스타토일 플랫폼 2기(SN2190·SN2191) △토탈 마틴 플랫폼(SN7115) 등이다.
이 중 미청구공사 규모가 가장 큰 프로젝트는 스타토일 잭업리그 2기로 약 1조 600억 원에 달한다. 2013년 6월 1조 4600억 원에 수주한 이 해양설비의 2016년 말 기준 공정 진행율은 94%다. 진행율에 비해서 공사 대금을 상당 부분 회수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이밖에 시드릴 드릴십이 8429억 원, 오션리그 드릴십이 6238억 원, 스테나 세미리그가 4510억 원, 쉘 FLNG가 1382억 원의 대금을 지급받아야 한다. 엔스코 드릴십은 지난 1월 인도 시점을 2019년 3월로 연장하는 과정에서 2300억 원을 회수했고, 그 결과 미청구공사가 1250억 원으로 줄었다.
페트로나스 FLNG, 에지나 FPSO, 스타토일 플랫폼 2기 등 해양 생산설비는 공정 진행에 맞춰 대금을 정산받는 프로그레시브 방식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미청구공사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미청구공사 대신 약 2300억 원의 매출채권이 잡혀 있다.
삼성중공업은 양호한 현금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발주사와 인도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미청구공사가 재무상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드릴, 오션리그의 지급 불능은 다른 선주사에 드릴십을 매각하는 것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총 54척의 선박, 해양·시추설비를 인도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약 4조 원의 현금성자산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계획대로 진행될 시 작년 말 5조 원 수준인 미청구공사가 올해 말 3조 5000억 원으로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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