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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4개 부동산신탁사 실태 점검했다 '차입형 토지신탁' 초점, 하나자산·한국토지·대한토지·코람코신탁 대상

이상균 기자공개 2017-05-08 08:15:57

이 기사는 2017년 05월 02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차입형 토지신탁의 리스크를 점검하기 위해 부동산 신탁사 4곳을 대상으로 정기 검사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가 하락해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부동산 신탁사에 리스크가 전이되는 상품이다.

2일 부동산 신탁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자산운용국은 지난 4월 하나자산신탁과 한국토지신탁, 대한토지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등 4곳을 대상으로 차입형 토지신탁 실태를 점검했다. 각 사별로 영업일 기준 5일씩 검사를 실시했다. 차입형 토지신탁 규모와 세부 내역, 자본금 규모와 비교한 적정성 여부 등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4월 부동산 신탁사들의 차입형 토지신탁 실태에 대한 정기 검사를 실시한 것은 맞다"며 "자산운용의 건전성 부문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고 말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부동산 신탁사가 시행사로부터 토지를 수탁 받은 뒤 직접 자사 신용으로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관리형 토지신탁에 비해 운용보수율이 높은 편이다. 국내에서는 2011년부터 차입형 토지신탁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이번에 금감원으로부터 검사를 받은 4곳은 11개 부동산 신탁사 중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이 가장 활발한 곳이다.

금감원이 차입형 토지신탁에 주목하는 것은 기존 신탁상품에 비해 리스크가 높기 때문이다. 기존 신탁상품의 경우 건설사와 시행사가 자금 조달을 담당하는 반면, 차입형 토지신탁은 부동산 신탁사가 우선 조달하는 방식이다. 개발 사업의 분양 대금이 들어올 때마다 상환이 이뤄진다. 분양이 호조를 보인다면 부동산 신탁사들이 높은 수준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지만 그 반대라면 미분양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 앉게 된다. 부동산 신탁사들의 고유 자금이 투입되면서 유동성 위기로도 번질 수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의 높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최근 시장 규모는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차입형 토지신탁 시장의 전체 수주액은 2012년 1316억 원에서 2016년 5562억 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토지신탁 관련 보수 수익은 연평균 28.7%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호황으로 분양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최근에는 대형사뿐만 아니라 중소형 부동산 신탁사들도 차입형 토지신탁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부동산 신탁업계에서는 차입형 토지신탁의 급증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부동산 신탁사 관계자는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 발표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부동산 경기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부동산 신탁사들은 오히려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를 늘리고 있다"며 "특히 자본규모보다 차입형 토지신탁 규모가 큰 부동산 신탁사들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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