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중국 의존도 '양날의 검' [발행사분석]사드 여파로 1분기 어닝쇼크…오너 리스크도 부담
김병윤 기자공개 2017-05-25 09:41:53
이 기사는 2017년 05월 22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들어 국내 자본시장 곳곳을 강타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충격에서 오리온(AA0) 역시 자유롭지 못했다. 오리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 줄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높은 중국시장의 의존도가 독이 됐다.오리온의 또다른 치명타는 오너 리스크다. 오리온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인적분할에 나서는 등 사업상 중요한 변곡점에 들어섰다. 하지만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어 기업 이미지에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에서 되레 부담이 늘고 있는 형국이다.
오리온은 오는 29일 5년물 500억 원어치 발행할 예정이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일은 오는 23일이다. NH투자증권이 대표주관 업무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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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불똥 '어닝쇼크'
오리온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907억 원, 358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5.7%, 69.9% 줄었다. 시장예상치(매출액 6061억 원, 영업이익 975억 원)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다.
제과업계의 경쟁상대로 꼽히는 롯데제과(AA+)와 비교하면 오리온의 수익성 악화는 두드러진다. 롯데제과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8.0% 늘었다. 롯데제과는 컨센서스를 소폭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제과와 오리온의 희비를 가른 것은 중국 의존도다. 오리온 경우 중국 제과사업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2015년과 지난해 총 매출 대비 중국의 제과사업 비중은 60%에 이른다. 비교적 큰 해외시장으로 꼽히는 러시아와 베트남의 매출액 비중은 한 자리대에 불과하다.
때문에 중국의 사드 보복이 올 1분기 어닝쇼크의 주범으로 꼽힌다. 오리온 중국법인의 올 1분기 매출액(원화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37.9% 줄어든 2349억 원이다.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롯데제과 역시 사드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롯데제과의 올 1분기 중국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 줄었다. 하지만 중국의 매출액 비중은 2%에 미치지 못해 사드의 영향력은 오리온 대비 크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의 영향력은 올 2분기에 더욱 강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 2분기 실적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너 리스크 대두
오리온에 가장 큰 부담은 오너 리스크다. 특히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과 관련한 부정적 이슈가 지속되고 있다. 담철곤 회장은 올 1분기 기준 오리온 지분 12.83%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배우자인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의 지분율은 14.56%이다. 자녀인 담경선 씨와 담서원 씨는 각각 0.53% 지분을 갖고 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17일 오리온이 담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다룬 시사프로그램의 방영을 금지해달라고 신청한 사안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 방송사는 지난 17일 '재벌과 비자금' 2부작 시리즈의 첫 편인 '임원들은 왜 회장님을 고발했나'에서 담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다룰 예정이었다.
앞서 오리온의 전직 임원들은 담 회장의 횡령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의 오너를 둘러싼 고소·고발 등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며 "새정부 출범과 동시에 재벌 개혁이 화두에 오르면서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것은 국내외 사업에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오리온 경우 사업 특성상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회사채 발행규모가 크지 않지만 최근 실적 추이와 오너 리스크는 만기 5년 회사채에 부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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