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회사채 인수수수료율 고작 '10bp' [IB 수수료 점검]시장 평균·경쟁사 대비 '후려치기' 수준…2014년 이후 저가 책정 지속
김시목 기자공개 2017-05-25 09:42:16
이 기사는 2017년 05월 23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발행에 나선 오리온이 인수 증권사에 지급할 수수료율로 단 10bp를 책정하면서 IB업계의 질타를 받고 있다. 시장 전반의 평균 수수료율은 물론 제과업종 내 경쟁사와 대비해도 턱없는 수준으로 파악된다. 오리온은 지난 2014년 이후 후려치기에 가까운 저가 방침을 이어오고 있다.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이달 말 500억 원 어치 5년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주관 및 인수 증권사로는 NH투자증권, SK증권, 미래에셋대우, 코라아에셋증권 등 4곳을 포함시켰다. 금리밴드는 민평금리에 -15~15bp를 가산해 제시했다. 수요예측은 23일 진행한다
오리온은 이번 회사채 인수단으로 참여하는 증권사에 지급할 수수료율로 10bp를 책정했다. 인수물량을 감안하면 NH투자증권(200억 원 인수)이 2000만 원, SK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코리아에셋증권이 각각(100억 원씩 인수) 1000만 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온이 책정한 인수수수료율은 회사채 시장 평균과 비교하면 크게 동떨어진다. 20bp 가량의 수수료율이 시장 컨센서스로 통하지만 이 역시도 비정상이란 시각이 팽배한 상황이다. 제과업종 내 경쟁사인 해태제과, 크라운제과, 롯데제과 역시 15~20bp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오리온의 방침은 최근 수수료 정상화 추세와도 역행하는 행태로 평가된다. 대표 '짠돌이'로 불렸던 롯데그룹 역시 외부의 시선을 우려해 조정에 나섰다. 오리온은 과거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2012년 수수료율을 30bp까지 책정한 뒤 2014년 25bp로 떨어뜨렸다. 그 이후로는 줄곧 10bp를 책정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제과사들이 자본시장내에서 유달리 짠물 수수료를 지급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오리온의 수수료율은 심할 정도로 낮다"며 "주관이나 인수 증권사 입장에서 규모도 크지 않고 수입도 적은 발행사에 얼마나 힘을 많이 쏟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AA급 신용도를 보유한 오리온이 회사채 수요예측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 수 차례의 발행 과정에서 대부분 오버부킹에 성공해온 덕분이다. 오리온 입장에서 수수료율에 상관없이 투자자들이 몰리니 구태여 높게 줄 이유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오리온의 짠물 수수료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 업계의 중론이다. 일부 수수료 '후려치기' 이미지가 강한 그룹이나 AA급 발행사에서도 쉽사리 20bp 이하의 수수료율을 꺼리는 가운데 채권 발행 규모가 크지 않는 곳에서 추세와 역행하는 수수료를 책정했다는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오리온과 같은 논리라면 SK나 LG그룹 계열사 등 회사채 시장에서 무난히 자금조달에 성공하는 우량 발행사들은 수수료율이 더 낮아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IB의 일과 성과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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