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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외면 받는 '손실제한 ETN' 투자자 보유물량 12억 그쳐, 복잡한 상품구조 '거래부진

강우석 기자공개 2017-06-07 13:52:20

이 기사는 2017년 06월 02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실제한 상장지수증권(ETN)이 좀처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상장된 지 두 달이 지났는데도 거래량은 답보 상태다. 복잡한 상품구조와 상승 국면에 접어든 증시상황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손실제한 ETN은 만기 시점에 기초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더라도 약정한 최저 상환금액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상품이다. 한국거래소는 주가연계증권(ELS)으로 쏠린 투자자 수요를 분산시키는 차원에서 해당 상품을 지난 3월 처음으로 상장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27일 상장된 손실제한 ETN 15종목의 총 거래대금은 18억 9044억 원(1일 기준)이다. 일평균거래대금은 4200만 원 수준이다. 이는 ETN이 처음으로 도입된 2014년 11월의 일평균거래대금(1억1000만 원)보다 낮은 수치다.

발행총액 중 투자자가 실제로 보유한 물량은 약 12억 원이다. 신한은행의 '손실제한 ETN 특정금전신탁'이 이 중 10억 원 어치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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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거래소

상장 이후 지난 1일까지의 총 거래량은 18만 7774주이다. 하루 평균 4173주가 거래된 셈이다. 거래량 1, 2위인 NH투자증권의 'QV K200 C-SP 1804-01(1195주)'과 'QV K200 P-SP 1804-01(1680주)'가 전체의 68.9%를 차지하고 있다.

손실제한 ETN은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1월 '파생결합증권 건전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상장이 공식화됐다. ELS로 쏠려있는 중위험·중수익 투자자들의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2015년 홍콩H지수가 급락하면서 ELS 시장의 녹인(Knock-In) 리스크가 또 다시 대두됐다.

금융 당국의 기대와 달리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상품 구조가 복잡해 개인투자자들이 진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 코스피 시장이 연 초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도 손실제한 ETN이 주목받지 못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A 증권사 PB는 "ETN조차 잘 모르는 고객들 입장에서 파생상품이 가미된 손실제한형 상품은 낯설 수 밖에 없다"며 "지금처럼 상승장이 대세인 상황에선 더욱 주목받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정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기관투자가 역시 자금 집행에 소극적이다. B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주식 포지션 조정 차원에서 손실제한 ETN에 대한 기관 수요가 일부 있다"며 "하지만 거래량이 턱없이 부족해 인버스 ETF를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손실제한 ETN의 상품성 자체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ELS 고객들의 투자 성향에 부합하는 상품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통상적으로 ELS 고객들은 기초지수의 하락 가능성을 살펴본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C 증권사 관계자는 "원금보장형 낙아웃콜 등 ELS 시장에서 도태된 콘셉트의 상품들이 대거 손실제한 ETN으로 나온 게 사실"이라며 "ELS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구조의 상품이 나와야 손실제한 ETN 시장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손실제한 ETN이 은행 고객에게 더욱 적합한 상품이라 보고 맞춤형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6일 'QV K200 C-SP 1805-01 ETN' 등 3종목을 신규 상장했다. NH투자증권은 해당 상품들을 시중은행 신탁과 연계해 판매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위험 대비 수익률이 일반 상품에 비해 낮기 때문에 은행 고객에게 적합한 콘셉트라 보고 있다"며 "구조가 복잡한만큼 고객의 직접 투자보다는 판매사의 지도와 안내가 뒷받침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주요 연기금 및 공제회 등을 만나 손실제한 ETN에 대한 관심을 독려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손실제한 ETN이 초기 단계라 아직 투자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수익구조의 상품을 개발해 파생결합증권 투자 수요를 흡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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