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6월 20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0일은 동양생명이 중국 안방보험그룹(Anbang Insurance Group Co., Ltd., 이하 안방보험)의 국내 제1호 계열사가 된지 만 2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 중국의 한 매체는 안방보험의 총수인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이 중국 당국에 부패혐의로 연행됐다는 소식을 전했다.우 회장 연행설의 진위 여부는 아직도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지난 14일 안방보험은 홈페이지를 통해 '우 회장이 개인적 사유로 직무를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중국 신흥재벌이자 전 세계 M&A 포식자라는 안방보험 총수의 갑작스러운 퇴진은 국내에서도 민감하게 받아들여졌다.
당장 시장에서는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금감원은 안방보험의 최대 출자자는 우회장이 아닌 다른 인물로 파악하고 있으며, 우 회장이 중국에서 실형을 선고받더라도 동양·알리안츠생명의 대주주 적격성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단 최대 출자자의 신원 공개는 회피했다.
과연 금감원의 설명대로 문제가 없을까. 금감원이 알고 있다는 사람이 정말 최대 출자자일까. 정확히 2년 전 이뤄진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 승인 과정을 떠올리면 의구심이 남는다.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 승인은 신청 5개월 만에 이뤄졌다. 통상 인수 승인 여부는 신청 후 60일 안에 결론내야 하지만 베일에 쌓인 안방보험의 지배구조 파악을 위해 두배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비슷한 시기 네덜란드 금융감독 당국도 안방보험의 비밧보험(VIVAT Verzekeringen NV) 인수 승인 과정에서 애를 먹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국 금융감독 당국은 안방보험이 제출한 자료에 대해 중국 금융감독 당국 확인을 거쳐 인수 승인을 결정했지만 찜찜함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
동양생명, 비밧보험 인수와 같은 해 이뤄졌던 안방보험의 미국 피델리티앤드개런티라이프 생명보험 인수 계약은 최근 아예 백지화됐다. 미국 뉴욕주 금융감독 당국이 안방보험에 불투명한 지배구조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주주 구성 내역 등을 요구했지만 안방보험이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인수 승인 관문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아는 정보를 미국 뉴욕주 금융감독 당국만 몰랐을까"라는 질문에 금감원 한 관계자는 중국 기업 실체 파악에는 애로점이 많다는 속내를 털어 놓는다. 경찰청, 국세청 등의 협조를 얻어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국내 기업과 달리 중국에서는 중국 금융감독 당국의 확인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답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가는 대목으로, 지금 이 시점에서는 중국 안방보험 사태가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까지 번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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