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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벼랑끝 작전' 상표권 협상 어디로 [금호타이어 M&A]채권단, 금호산업 조건 전격 수용 만지작...당근·채찍 저울질

길진홍 기자공개 2017-07-20 08:28:37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9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 매각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안개국면으로 빠졌다. 채권단의 상표권 사용 조건 요구에 박삼구 회장 측이 계약 변경이 수반되는 사용료율 수용 불가로 가닥을 잡으면서 좌초 가능성이 커졌다. 양측이 끝까지 상표권 협상안에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금호타이어 매각은 원점으로 되돌아간다.

금호산업 측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산업은행이 수정 제안한 12.5년(사용요율 0.5%)의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을 받아들이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상표권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는 주체를 금호타이어로 제한했다.

이는 채권단의 상표권 사용료율 차액 보전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그 동안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조건으로 제안한 '사용료율 0.2%, 5년 사용 후 15년 추가 사용'을 유지하자고 요구해 왔다. 다만 금호산업이 제시한 사용료율 0.5%와 20년 의무 기간을 고려해 차액 0.3%(847억 원)을 보전해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채권단이 금호산업 이사회 요구를 수용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와 계약서를 다시 써야 한다. 장기간 끌어온 상표권 협상이 결국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채권단은 매각 좌초라는 최악의 상황을 앞두고 꼬인 매듭을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현실적인 해결책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더블스타가 계약 조건 변경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단번에 상표권 협상을 매듭지을 수 있다. 그러나 더블스타가 계약 변경 리스크를 감수하고 금호산업이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다른 하나는 채권단이 금호산업 측이 처음 제안한 '사용료율 0.5%, 20년간 의무사용' 조건을 전격 수용하는 것이다. 더블스타와 계약을 유지하고 이를 벗어나는 의무를 채권단이 보존해주는 조치다. 사용료율 차액인 0.3%를 20년간 채권단이 대납하는 형태가 된다. 차액을 금호산업에 직접 지급하지 않고 금호타이어를 거쳐 지급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는 금호타이어 상표권은 회계 원칙 등을 고려해 정상적인 수취 형태로 사용 계약 체결을 요청한 금호산업 요구와도 부합한다. 채권단이 제시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채권은행 내부에서도 거래 완결 등을 위해 이 같은 방안을 제안하자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이르면 다음주 예정된 주주협의회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금호산업 상표권 조건 수용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협의회에서는 금호타이어 매각 차질 책임을 물어 박 회장 등 경영진 해임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다. 일부에서는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박탈까지 제기됐으나 이는 검토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영진 해임만으로 상표권 사용 관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 회장 설득을 위해 당근과 채찍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조건에 전격 합의할 경우 박 회장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금호산업은 원칙적으로 상표권에 대한 채권단의 금전적 보상이 아닌 정상 조건에서 수취를 요구하고 있다. 박 회장의 입장에서는 변칙적인 거래 조건을 승인할 이유가 없다. 박 회장이 채권단의 경영진 해임안 논의에 반발해 조건 수용을 거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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