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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일렉, BBB급 전락 기로…8조 연대보증 '변수' [New Issuer]현대중공업 차입금, 분할사 공동 책임…조선업·그룹 리스크 반영

양정우 기자공개 2017-08-09 09:59:24

이 기사는 2017년 08월 08일 08: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옛 현대중공업의 분신 중 하나인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이하 현대일렉트릭)이 A급 신용도를 사수할 수 있을까. 8조 원에 달하는 연대보증, 지속적인 그룹 리스크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신용등급 방어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국내 신용평가사가 책정한 현대일렉트릭의 첫 회사채 신용등급은 A-다. 사실 상 연기금 등 국내 주요 자본이 투자 가능한 마지노선에 걸쳐있다.

이미 아웃룩은 조단위 연대 채무 부담에 '부정적'으로 제시된 상황. 한 노치(Notch)만 더 내려가면 BBB로 신용등급이 격하된다. 조선 산업의 장기 침체와 현대중공업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 현대일렉트릭은 자금조달의 스탭이 꼬일 수 있다.

◇ 연대보증 채무 8조 원 상회…'우발채무 리스크' 신용도 부담

현대중공업은 올해 4월 1일을 기점으로 4개 회사(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로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현대일렉트릭은 변압기와 배전반, 회전기 등 전기전자시스템 사업을 이전받았다. 국내에선 효성, LS산전 등과 함께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기업이다.

개별 기업으로는 나무랄 데 없지만 현대일렉트릭이 처한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현대중공업의 '조선 리스크'가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법상 인적분할의 경우 분할존속법인(현대중공업) 및 분할신설법인(현대로보틱스,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은 분할 전 차입금에 대해 연대해 변제할 책임을 진다.

분할 전 현대중공업(올해 3월 말 기준)의 차입금 규모는 8조 2000억 원 수준. 현대일렉트릭은 8조 원을 웃도는 차입금을 연대보증하며 우발채무 리스크를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수주 부진과 실적 저하 등 악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직간접적 지원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

8조 원이 넘는 연대보증 채무는 현대일렉트릭의 자산 규모와 비교해 과도한 수준으로 지적받는다. 분할 전 현대중공업(2016년 9월 말 기준)의 자산 규모는 총 29조 2425억 원. 이 가운데 분할 후 현대중공업이 76%(22조 970억 원) 가량을 이전받았고 현대일렉트릭의 몫은 7%(1조 9974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과 동일한 비중으로 막대한 연대보증 채무를 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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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일렉트릭은 최근 분할 후 첫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4912억 원, 306억 원을 기록했다. 인적분할 당시 부채비율도 146.7% 수준으로 자체 실적과 재무 건전성만 놓고 보면 준수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 연대보증, 신용등급 핵심 트리거…CP 등급 'A2-' 신규 평가

현대일렉트릭이 지고 있는 연대보증 부담은 신용등급의 핵심 트리거로 제시되고 있다.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등급 상향 요인으로 모두 연대보증 채무의 규모가 크게 축소되는 경우를 꼽고 있다.

신용등급 하향 요인으로는 △신규 수주 감소로 수익기반 악화 △신규 투자 등으로 차입금 대폭 증가 △그룹 신인도 하락으로 잠재적 재무 부담 현실화 등이 열거됐다. 잠재적 재무 부담에 대한 언급은 역시 8조 원 규모의 연대보증 채무를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말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일렉트릭의 기업어음(CP)을 A2- 등급으로 신규 평가했다.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지난 4월 현대중공업에서 이관된 현대일렉트릭 '제1회 무보증사채'에 대해 A-(부정적) 등급을 부여했다. 연대보증 의무에 따른 재무적 리스크가 반영된 등급이다.

주요 신용평가사는 올 들어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A-, 부정적)했다. 조선 시황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주 잔고가 줄고 있는 동시에 신규 수주 부진으로 실적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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