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어디로]사외이사 "예보의 임추위 참여, 적절하지 않다"반대의견 제시, 이번주 후반께 임추위 구성…운영방안 확정할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7-11-08 10:21:22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7일 1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의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이광구 우리은행장 후임 행장 선임 과정에 참여하고자 의사를 타진했지만 사외이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딛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사외이사들은 "정부가 약속을 저버린 것"이라며 발끈했다.우리은행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을 위한 임시이사회를 이번주 후반께 열고 예보의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또 임추위 운영방안과 세부일정 등을 결정, 차기 행장 인선 작업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번주 후반께 임시이사회를 열고 임추위 구성, 운영방안 및 세부일정 등을 확정한다.
복수의 우리은행 이사회 관계자는 "임시이사회 일정을 확정하고 (이사회 멤버들에게) 통보한 상태"라며 "이날 임추위 구성, 후보자 선정방식 등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일부 사외이사들과의 일정조율 문제로 (임시이사회) 일정이 다소 늦춰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임시이사회에선 예보측 비상임이사의 임추위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올해 안에 차기 행장 선임절차를 끝내기 위해선 이번 임시이사회에서 임추위 구성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사외이사들과 금융당국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예보는 비상임이사를 임추위에 참여시키겠다는 뜻을 우리은행 이사회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예보가 공식자료를 통해 "우리은행 임추위에 참여의사를 밝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과 다르다.
A 사외이사는 "지난 5일 열린 이사회에서 (예보측이) 임추위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달해 왔다"며 "아직 임추위 참여 여부와 관련해 결론을 내린 것은 없다"고 말했다.
예보는 9월 말 기준 우리은행 지분의 18.52%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다. 사외이사를 추천한 과점주주(IMM, 동양생명, 키움증권, 한화생명, 한투증권) 5곳의 지분 28.74%다. 과점주주 지분을 모두 합하면 예보보다 많지만 단일 주주로는 예보가 가장 많다.
당초 5일 열린 이사회에서 임추위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예보가 임추위 참여를 타진하면서 더 이상 논의가 진척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사외이사는 "예보의 임추위 참여 타진으로 사외이사들 간 의견을 나누는데 그쳤다"고 전했다.
다만 과점주주측 사외이사들은 예보의 임추위 참여가 적절하지 않다는 데 대부분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보인다.
B 사외이사는 "정부가 과점주주에게 지분을 매각하면서 차기 행장 선임 등 우리은행 운영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당시의 상황과 달라진 것이 없다"며 "사외이사들의 의견 역시 예보의 참여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과점주주 중심 자율경영을 약속했는데 불과 1년도 안돼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란 것이다.
C 사외이사도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예보의 임추위 참여는 득보다 실이 더 많고, 시장에선 오히려 나쁜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예보측 비상임이사가 임추위에 들어오는 순간 차기 행장이 누가됐던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다"고 밝혔다.
예보가 최대주주를 이유로 임추위 참여를 강행하더라도 실제로 성사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예보측 비상임이사가 임추위에 참여하기 위해선 이사회를 통과해야 한다. 우리은행 정관 제39조2항에 따르면 각 위원회에 관한 구성, 권한, 운영 등에 관한 세부사항은 이사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위원회'란 이사회 내 위원회로 이사회운영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보상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을 말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예보측 비상임이사의 임추위 참여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면 결국 표결로 갈 수밖에 없다"며 "현재 우리은행의 이사회 구성을 볼 때 사외이사들이 반대를 하면 사실상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상임이사 2명(은행장·감사), 사외이사 5명, 비상임이사 1명(예보)으로 구성돼 있다.
과점주주측 사외이사들의 반발이 커지자 금융당국도 한 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임추위 참여와 관련해 뚜렷한 시그널을 주지 않고 있다"며 "아직 최종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아직 정해진 바 없으며, 여러 의견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은행 이사회는 다음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차기 행장 선임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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