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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교육 열정 '재계 3위 공익재단' 일궜다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한진그룹]①총자산 서열 14위, 정석인하학원 통해 항공대 등 인수

박상희 기자공개 2017-11-28 08:38:49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2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의 공익재단은 창업주인 고 (故) 조중훈 선대회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사람의 일평생 계획 중에서 가장 뜻있는 사업이 인재를 키우는 것이라고 이야기 해 왔던 고 조 회장이 인하학원(현 인하대학교)을 인수한 게 시작이었다.

총자산이 1조 원을 웃도는 정석인하학원은 삼성생명공익재단(2조 1066억 원)과 아산사회복지재단(1조 9513억 원) 뒤를 이어 재계 공익재단 중 규모가 3번째로 크다.

한진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집계한 자산총액 기준 재계 14위의 대기업집단이다. 한진해운이 파산 이후 계열사에서 제외되면서 올해 10대 그룹에서 빠졌다. 재계 순위 14위 한진그룹이 자산규모가 3번째로 큰 공익재단을 두게 된 데는 고 조 회장의 교육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이 있었다.

◇ 대한항공보다 빨랐던 인하학원 인수, 10년 후 정석학원 설립

조중훈 선대회장은 광복이 되던 해인 1945년 11월 한진상사를 설립한다. 한진그룹의 시작이다. 이후 고속버스 등 사업이 탄탄대로를 달리자 1968년 인하학원을 인수한다. 이후 10년 만인 1978년 정석학원을 설립한다. 정석(靜石)은 조 선대회장의 부친이 지어준 호다.

고 조중훈회장
<고 조중훈 한진그룹 선대회장>
조 선대회장은 1979년 정석학원을 통해 항공대학교를 인수하고, 1988년 국내 최초의 사내 산업대학인 한진산업대학(현 정석대학)을 개설했다. 대학진학의 기회를 놓친 직원들을 위한 조치였다.

한진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인수한 게 1969년이다. 대한항공을 인수하기 이전에 학교법인인 인하학원을 인수하고 정석학원을 설립했다. 조 선대회장의 인재 욕심과 교육열이 그만큼 컸다는 방증이다.

인하학원과 정석학원은 한진그룹 산하 별개의 사학재단으로 운영돼 왔다. 2013년 사학 재단 통폐합을 통해 정석인하학원으로 인수 합병됐다. 산하 교육 기관으로는 인하대학교, 인하공업전문대학,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가 있다. 정석학원 산하였던 한국항공대학교, 정석항공과학고등학교도 정석인하학원으로 병합된다.

◇계열사 보유 주식 재단 증여, 조양호 회장 경영권 강화 효과


정석인하학원은 설립 주체가 기업으로 돼 있다. 인하학원을 인수할 때 주체가 고 조 선대회장이 아니라 ㈜한진이었기 때문이다. 선대회장을 비롯해 아들인 현 조양호 회장을 포함해 오너일가가 정석인하학원에 개별적으로 자금을 출연한 적은 없다.

다만 조 선대회장은 본인이 보유한 회사 주식을 증여하는 방식으로 재단을 키웠다. 2002년 별세한 조 선대회장은 그 전에 대한항공과 ㈜한진 주식 대부분을 인하학원과 정석학원 등에 증여했다.

조 선대회장은 대한항공 보유 주식 472만5077주(당시 지분율 6.63%)를 그룹 산하 학교법인 등 공익재단에 증여했다. 구체적으로 인하학원 164만주(2.30%), 정석학원 139만5530주(1.96%), 대한항공 72만4347주(1.01%), 장학재단인 21세기한국연구 23만5200주(0.33%) 등이다. ㈜ 한진 주식 45만2451주(3.78%)는 전량 인하학원에 증여했다.

정석인하학원 자산 중에서 주식 및 출자지분 평가액은 1201억 원으로 전체 자산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62%다. 대부분이 조 선대회장이 증여를 통해 넘긴 주식이다. 그는 생전 보유 주식을 장학사업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누차 밝혔고, 실제로 행동으로 옮겼다.

조 선대회장의 주식 증여는 조양호 회장의 지배권을 강화시키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듣는다. 교육재단 증여를 통해 절세효과를 누렸을 뿐만 아니라 당시 인하학원과 정석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던 조 회장의 경영권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 금융·건물·주식 등 자산 분포…지난해 운영수지 '적자'

규모가 1조 원이 넘는 정석인하학원 자산은 토지, 건물, 주식, 금융자산 등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2016학년 결산 기준 금융자산이 3577억 원으로 가장 많다. 건물(3490억 원), 토지(470억 원) 등 유형 자산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주식 및 출자지분은 약 1210억 원이다. 기타자산 규모는 1664억 원이다.

자본금 7465억 원에 부채는 382억 원이다. 부채비율은 5.11%다. 지난해 등록금 수입(2556억 원), 전입 및 기부금 수입(1010억 원) 등으로 6848억 원의 운영수익을 기록했다. 보수(1909억 원), 의료비용(2506억 원) 등의 명목으로 6980억 원의 비용 지출이 있었다. 운영수지는 32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이사장은 조양호 회장이다. 조 회장을 포함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11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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