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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통 키워드 '여성', 글로벌뷰티 정체성 투영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아모레퍼시픽그룹]②한국유방건강재단 등 활동 강화, 사회적 약자 돌보미

김기정 기자공개 2017-11-30 08:10:46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3일 09: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 재단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여성'이다. 서경배과학재단을 제외한 3개 재단은 모두 여성에 초점을 맞춰 정체성을 정립해왔다. 여성과 함께 성장해 온 기업답게 이들의 자립과 복지증진 등 전문화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업비 역시 관련 활동에 대부분 투입된다.

초창기 아모레퍼시픽의 재단 활동은 장학과 복지사업에 집중된 여타 국내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1973년 설립된 아모레퍼시픽의 1호 재단인 아모레퍼시픽재단(옛 태평양장학문화재단) 역시 장학금지급과 학비 보조 등 보편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2000년 이후로는 교수를 대상으로 하는 학술 연구비 지원 논문 공모전과 여대생을 대상으로 하는 여대생 논문 공모전, 수상 논문을 대상으로 하는 논문집 발간사업에 중점을 옮겼다. 여성 생활 문화로 연구 주제를 한정하는 등 기업 경영 변화에 따라 학술 지원사업의 성격도 변모했다. 지원하는 모든 연구의 중심 키워드를 '여성'으로 차별화하며 학술재단으로서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해가고 있다는 게 아모레퍼시픽의 설명이다.

연구지원이 핵심인만큼 대부분 자금이 관련 사업에 쓰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재단은 지난해 수입 12억 2470만 원 중 63%에 해당하는 7억 6916만 원을 목적사업비로 활용했다. 학술연구, 프로젝트연구, 특별연구 등에 약 6억 원을 투입했다.

2호 재단인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옛 태평양복지재단)도 시간이 흐르면서 성격이 달라졌다. 1983년 설립 이래 20년 가까이는 저소득층 의료비 및 사회복지기관 지원사업 등을 펼쳐왔지만 2003년 재단은 사업 방향을 '여성과 아동' 중심으로 전면 개편했다. 대상 범위와 사업 영역을 좁혀 보다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활동을 전개하기 위해서였다.

아모레퍼시픽여성재단
*지난해 말 기준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은 '해피 바스, 해피 스마일(Happy Bath, Happy Smile)'사업을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04년 아모레퍼시픽의 보디 전문 브랜드인 '해피바스'가 공동 참여하면서 추진력이 실렸다. 재단설립 초기부터 진행해 온 시설 개보수사업의 명칭을 변경하고 범위를 여성과 아동 시설의 목욕탕 및 화장실 개보수로 압축했다.

재단은 지원 신청을 한 여성과 아동 시설 중 검토와 실사를 거쳐 지원 단체를 선정하고 이들의 낙후된 목욕탕과 화장실을 개보수하고 있다. 해피바스는 해당 시설에 일 년 간 사용할 수 있는 목욕용품을 제공한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은 수입액(5억 7259만원)의 100%에 가까운 5억 6961만원을 목적사업비로 투입했다. 이 목적사업비의 대부분(5억 3232만원)은 공간문화개선사업에 할애됐다. 전년에도 그 규모와 비중은 비슷했다.

한국유방건강재단은 설립 목적 자체가 유방암 조기 치료와 예방이다. 이 재단의 지난해 수입은 25억 2257만원으로 앞선 두 재단의 그 규모를 모두 합친 것보다 금액이 크다. 지난해 수입보다 더 많은 사업비(27억 3270만원)을 썼다. 홍보계몽사업(17억 3824만원)에 가장 많은 돈을 썼다. 이밖에 수술비지원사업, 건강강좌사업 등에도 많은 돈을 투입했다.

여성에 중점을 둔 사업은 업태와 맥을 같이 한다. 화장품으로 업을 시작한 아모레퍼시픽은 한때 다각화에 나서기도 했지만 한우물 경영으로 글로벌 뷰티기업 반열에 올랐다. 여성과 함께 성장해 온 기업인 만큼 관련 활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20만 명 여성의 건강과 웰빙, 경제적 역량 강화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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