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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부품사 '십시일반' 출연…금융자산 편중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현대산업개발]②서연이화·세종공업 등 기부, '은행예치' 이자 수익 의존

이명관 기자공개 2017-12-01 08:32:19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7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의 유일한 공익재단인 '포니정재단'은 기부금에 운영 재원을 의존하고 있다. 기부금은 대부분 범 현대가 계열사 출연으로 채워졌다. 고(故)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맺은 인연으로 자동차 부품업체도 힘을 보탰다.

보유 자산을 대부분 은행에 예치해 이자수익을 거두고 있다. 다만 종합부동산 개발회사를 표방하는 현대산업개발과 달리 포니정재단은 부동산 투자에 일절 나서지 않고 있다.

◇정세영 명예회장과 인연, 부품사 재단 출연

고 정세영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아 2005년 11월 설립된 포니정재단의 초기 자산 규모는 36억 원이다. 재단 설립에 참여한 이는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현대산업개발, 한일이화 등이다. 현대산업개발이 20억 원, 정 회장과 서연이화(옛 한일이화)가 각각 8억 원씩 기부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곳은 서연이화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서연이화와 현대산업개발은 지분관계로 엮여있지 않다. 이들의 연결고리는 정 명예회장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이 현대자동차를 이끌던 시절 맺은 인연으로 포니정재단에 출연키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1967년부터 1999년까지 현대자동차 회장을 역임했다.

서연이화는 최초 출연 후 두 차례 더 기부에 참여했다. 서연이화가 포니정재단에 출연한 금액은 총 19억 원이다. 이처럼 정 명예회장과의 인연으로 포니정재단에 출연한 외부 업체로 세지솔로텍, 세종공업, 경신공업 등이 있다.

현대산업개발 계열사를 비롯한 범 현대가(家) 출연도 잇달았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등이 기부에 참여했다. 기부금액은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 등으로 다양했다.

포니정재단은 이렇게 마련한 자금을 불렸다. 총 자산은 2016년 12월 현재 511억 원이다. 설립 초기와 비교할 때 15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자산 증식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이는 단연 정 회장이다.

정 회장은 현금 외에 보유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 지분 일부를 포니정재단에 출연했다. 기부한 주식수는 20만 주로 장부가 기준 112억 원이다. 총 자산의 22%에 해당하는 액수다.

◇500억 자산 76% 금융자산, 1%대 이자수익

포니정재단의 자산은 대부분 금융자산에 집중돼 있다. 총 자산의 76%가 금융자산의 몫이다. 금융기관에 예금형태로 예치돼 있는 금액은 170억 원 규모로 총 자산의 33.2%를 차지한다. 주요 거래처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KEB하나은행으로 이자율은 연 1.35~1.74% 수준이다. 이를 통해 연간 10억 원 안팎의 이자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자수익으로 11억 원을 올렸다.

예금형태의 자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은 221억 원이다. 이는 전체의 43%다. 금융자산의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모두 채무증권이다. 만기가 1년 미만인 채무증권 규모는 71억 원, 1년 이상은 15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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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 투자목적으로 보유 중인 자산은 112억 원으로 전체의 22%를 차지한다. 이는 전부 주식 및 출자지분으로 정 명예회장이 기부한 현대산업개발 지분 0.26%다. 반면 토지와 건물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없다.

포니정재단의 자산이 금융자산에 집중돼 있는 것은 장학과 학술 지원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재단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포니정재단은 △국내와 베트남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 지급 사업 △토목·건축·인문학 등 학술 지원 사업 △혁신상 수상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연간 투입되는 사업비는 10억 원 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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