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분리·구조조정' 반세기 역사 투영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①'이사장=장자' 3대승계 관심…'재단 기부' 그룹 변천과 맞물려
김병윤 기자공개 2017-12-04 08:42:03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8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그룹의 공익재단 역사는 반세기에 가깝다. 고(故) 이회림 창업주가 1950년대 시행한 장학사업이 20여 년 후 재단 설립의 기초가 됐다. OCI그룹은 두 개의 재단을 설립, 운영해오다가 2009년 송암문화재단으로 통합했다. 재단 수를 늘려나가는 다른 그룹과 차별화된 행보다.재단 이사장은 그룹의 경영권과 동일하게 장남이 승계했다. 고 이수영 OCI그룹 회장은 선친이 기틀을 다진 재단사업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 회장이 최근 타계하면서 3대 대물림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송암문화재단은 이 창업주의 주도 아래 다수의 그룹 계열사가 출연해 설립됐다. 출연 내역을 통해 그룹의 변천사를 엿볼 수 있다. 설립 출연에 나선 기업은 승계에 따른 계열분리와 구조조정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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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재단, 둘에서 하나로…3대 세습 이뤄질까
OCI그룹은 현재 송암문화재단(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 약 460억 원) 한 곳을 운영하고 있다.
재단은 두 개로 출발했다. OCI그룹은 1979년 회림육영재단을 설립했고 10년 뒤 송암문화재단을 만들었다. 두 재단명에는 창업주인 고 이회림 명예회장의 이름(회림)과 호(송암)가 각각 들어있다.
회림육영재단은 장학사업을, 송암문화재단은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벌였다. 재단의 뿌리는 장학사업이다. 이 창업주가 1950년대 운영하던 대한탄광의 직원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던 것이 재단의 기반이 됐다.
두 재단은 2009년 이 창업주의 장남인 이수영 회장의 체제에서 송암문화재단으로 통합됐다. 재단의 몸통은 하나이지만 장학과 문화예술 지원이라는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재단 이사장은 '장자승계'의 경영원칙과 일맥상통한다. 이 창업주에 이어 장남인 이 회장이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최근 이 회장이 타계함에 따라 현재 이사장은 공석이다. 송암문화재단 관계자는 "후임 이사장과 관련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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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림 창업주, 출연 주도…계열사 다수 동참
재단의 출연 내역에서는 그룹의 성장사를 엿볼 수 있다. 그룹의 시발점인 이 창업주는 사재 41여억 원을 출연해 재단 설립을 주도했다. 이 창업주 외 OCI·유니드·유니온·이테크건설 등 7개의 계열사가 재단 설립에 동참했다.
이 가운데 OCI·삼광글라스·유니드·유니온 등은 2세 승계 과정에서 주목을 받았다. OCI그룹은 이 창업주의 작고 후 OCI·삼광글라스·유니드·유니온 등 4개의 소그룹으로 실질적인 경영권 분리가 이뤄졌다. OCI 계열은 이 창업주의 장남인 이수영 회장, 삼광글라스 계열은 차남 이복영 회장, 유니드 계열은 삼남 이화영 회장이 각각 지배했다. 유니온은 이수영 회장의 사촌인 이건영 회장이 경영하고 있다. 이수영 회장의 타계 후 계열분리의 가속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불화학과 이양화학은 OCI그룹 위기 극복사를 담고 있다. 이들 업체는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외부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한불화학은 1975년 OCI의 전신인 동양화학과 롱프랑스사가 지분 50대 50으로 설립한 기업이다. 하지만 동양화학이 1996년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보유한 지분을 롱프랑스사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동양화학은 540억 원의 매각이익을 남겨 부채비율 감소에 성공했다.
이양화학은 1986년 설립됐다. 프랑스 소재 법인 에스엔에프(SNF S.A.)가 1998년 OCI로부터 지분 50%를 획득했다. 2014년 OCI가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보유 지분의 매각에 나섰고 합작 파트너인 SNF가 957억 원에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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