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사에서 부동산으로' 달라진 재단 밑천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대상그룹] ②상업용 빌딩·오피스텔 매입…임대·관리 수입 '쏠쏠'
노아름 기자공개 2017-12-05 08:28:35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30일 11: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상그룹이 반세기 가까이 공익사업을 이어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엇이 자리했을까. 대상문화재단은 은행 등 금융기관에 현금을 쌓아두기보다는 부동산 매입을 통해 건물 임대, 관리 등 수익을 창출하며 장학·학술 지원활동을 지속해온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말 기준 대상문화재단의 총자산은 526억 원이다. 이 가운데 토지(177억 원)와 건물(50억 원) 등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43.2%로 절반에 육박한다. 대상홀딩스 및 ㈜대상의 지분도 일부 확보하고 있어 245억 원(46.6%) 가량이 주식 및 출자지분으로 잡힌다. 이외에 금융자산(7.2%)의 비중은 부동산과 주식에 비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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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문화재단의 뿌리는 세림장학회에 있다. 1971년 첫 발을 뗀 세림장학회는 이후 세림문화재단(1979년), 미원문화재단(1989년) 등으로 간판을 바꿔 단 뒤 1997년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47년 간 사회공헌을 이어온 대상문화재단은 다양한 수익사업을 이어오며 자산을 불려왔다. 설립 초기 화학공업사를 통해 수익사업을 하던 대상그룹은 이후 건물을 차례로 취득하며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 2000년 이후에는 부동산 임대·관리 매출이 수익사업의 다수를 차지했다.
대상그룹은 세림장학회 설립과 동시에 세림화학공업사를 통해 수익사업을 영위했다. 약 10년 간 해당 사업체를 통해 공익사업(고유목적사업)을 위한 재원을 확보했다.
변화가 생긴 시점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이 이사장으로 취임한 1982년이다. 약 반 년 간의 업무 파악 기간을 가진 임 명예회장은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단번에 늘리는 선택을 한다. 1983년 대상문화재단은 증자를 거쳐 15억 6000만 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이듬해 한 차례 더 증자를 단행해 대상문화재단은 자본금 10억 원을 증액했다. 이는 대상문화재단이 1989년 문화재단 부설 '한국전통음식문화원'을 설립할 수 있게 만드는 동력이 됐다.
1900년대에는 '한국사회 지방연구 시리즈'를 간행하며 지역 학술활동 지원에 전념했다. 이어 공익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2000년대에는 건물을 취득하기 시작했다.
대상문화재단은 2002년 임대사업을 시작할 목적으로 상림빌딩을 취득했다. 이어 2007년에는 강남파라곤 오피스텔 8실을 취득해 임대수입을 거둬들였다. 2011년에는 남한산성 민족도장 건물을 개축하며 수익사업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자산 취득에 속도를 내던 대상문화재단이 정점에 오른 시점은 2014년이다. 대상문화재단은 2014년 11월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2가에 위치한 빌딩을 매입했다. 메트로신문사의 옛 사옥으로 쓰였던 해당 건물은 현재 대상문화재단이 일부 층을 업무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외의 공간은 임대를 주고 매달 고정적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 자산은 대상문화재단이 공익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지난해 임대 및 관리수입으로 13억 6000만 원을 거둬들였다. 배당(6억 6000만 원)과 이자 수익(9000만 원)보다 각각 2.06배, 15.11배 많다.
주식 및 출자지분 비중도 부동산 못지 않다. 대상문화재단은 지주회사 대상홀딩스와 사업회사 ㈜대상의 지분을 각각 2.21%, 3.85% 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주식 및 출자지분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6%이다. 대상문화재단은 보유 주식을 통해 연간 6억 원 상당의 배당금을 수취해왔다.
대상문화재단은 앞서 ㈜대상 이외에도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었다. 대상팜스코 주식 80만 8774주(장부가액 7억 5629만 원)을 들고 있다가 2008년 10월자로 전량 매도했다. 하림그룹에 편입되기 이전까지 대상문화재단은 해당 지분을 보유하며 한 해 3000만 원 상당의 배당을 받았다.
한편 대상문화재단은 현금화가 용이한 단기금융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대상문화재단은 10억 원의 단기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기금융상품에 예치한 금액은 없다. 이외에 매도가능증권 또한 소액(123만 원 상당)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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