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승계 '순항'…문화재단 지휘봉 누가 잡나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대상그룹] ③임창욱 명예회장 36년째 이사장 지켜…'창업정신' 적통 후계자 바통
노아름 기자공개 2017-12-07 08:44:23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4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상그룹 공익재단인 대상문화재단은 고(故) 임대홍 창업회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전통적으로 적통 후계자가 대상문화재단의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인재 양성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자 했던 임 창업회장의 의지가 공익재단에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대상그룹은 창업정신을 유지, 발전시킬 적임자에 대상문화재단의 지휘봉을 맡겼다.대상그룹은 그간 오너 3세인 임세령·상민 자매에게 지분 및 경영권 이양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해왔다. 다만 대상문화재단만큼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임창욱 명예회장이 여전히 이끌고 있다. 때문에 임 명예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문화재단 이사장에 관심이 모인다.
임 명예회장의 두 딸은 지난해 나란히 전무로 승진했다. 장녀인 임세령 전무는 2012년 이후 식품사업부문을 총괄하다 지난해 승진했다. 차녀 임상민 전무는 2012년 이후 전략기획본부에서 경영수업을 받아오다 지난해 연말 전무로 올라섰다.
두 자매의 직책은 같지만 각자 전문성은 다르다. 장녀인 임세령 전무가 식품BU(Business Unit)의 마케팅을 총괄하고 동생 임상민 전무는 식품BU와 소재BU를 아우르는 전략업무를 담당한다.
지난해에는 승진 인사와 맞물려 조직 개편도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후계 구도가 한층 명확해졌다고 평가했다. 임상민 전무가 보다 포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틀이 닦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상그룹은 식품 BU와 소재BU를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완료했으며 이로써 차녀 임상민 전무가 양대 축을 모두 뒷받침하게 됐다.
지분 경쟁에서도 임상민 전무가 우위에 서있다. 임상민 전무는 대상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의 지분 36.71%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2001년 지분 상속 이후 2005년 지주사 전환 등을 거치며 줄곧 대상홀딩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왔다.
언니인 임세령 전무의 대상홀딩스 지분율은 20.41%로 동생과 지분 격차가 16.3%포인트로 집계됐다. 임 명예회장은 대상홀딩스 지분의 3.14% 만을 들고 있다. 이보다 0.92%포인트 적은 2.22%의 지분을 대상문화재단이 확보하고 있다. 사업회사 ㈜대상의 최대주주는 대상홀딩스(39.28%)이며 그 뒤를 대상문화재단(3.82%), 임 명예회장(1.18%), 임세령 전무(0.46%) 등이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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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오너 3세 간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이뤄진 상황에서 임 창업회장의 유지를 받들 대상문화재단의 이사장 향방은 오리무중이다. 사실상 후계구도에 마침표를 찍는 역할을 대상문화재단이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 대상문화재단 이사장은 임 명예회장이다. 임 명예회장은 1982년 대상문화재단의 이사장 자리에 올라 36년째 공익재단의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있다. 이는 1987년 대상그룹이 전문경영인체제로 운영되기 시작한 이후에도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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