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딥체인지' SK그룹, 10년째 최대 이슈어 [2017 Big Issuer 분석]공모채권 발행물량 4조 넘어…도시바 등 M&A, 2018년도 톱 이슈어 예약
임정수 기자공개 2017-12-07 10:37:26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6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은 2017년에도 국내 대기업 그룹 중 가장 많은 양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SK㈜, SK텔레콤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초우량 신용도를 앞세워 4조 원이 넘는 물량을 채권 시장에 공급했다. 그룹 지주사로 핵심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SK는 2017년에 무려 1조 4000억 원어치의 회사채를 찍으면서 2년 연속 최대 빅이슈어(Big Issuer) 자리를 유지했다.SK그룹의 활발한 자금조달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도시바 인수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 중국 석유화학 부문, 4차 산업 등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 자금 소요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 10년 연속 최대 빅이슈어…빅체인지
SK그룹은 올해(12월 6일 납입 기준) 4조 1250억 원에 달하는 회사채(비금융 일반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 2016년 공모채 발행액 3조 8300억 원보다 약 3000억 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그룹 계열사들이 발행한 사모사채까지 포함하면 SK그룹의 연간 채권 발행 물량은 4조 4700억 원에 이른다.
기업 별로는 지주회사인 SK가 단연 톱(Top)이다. SK는 올해에만 1조 4000억 원어치의 공모채권을 발행했다. 국내 기업들 중 가장 많은 물량이다. 뒤를 이어 SK텔레콤(6500억 원), SK건설 (3400억 원), SK브로드밴드(3200억 원), SK인천석유화학(3000억 원), SK E&S(2500억 원)의 순으로 공모채 발행 물량이 많았다.
SK그룹은 더벨이 회사채(DCM) 리그테이블을 발표한 이래 약 10년 동안 최대 빅이슈어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계열사 지분 투자와 SK하이닉스 인수 등 투자 확대 과정에서 자금 소요가 늘면서 회사채 발행액은 매년 4조~6조 원에 달했다.
추세적으로 2016년에 회사채 발행 기조가 한 풀 꺽였다가 올해 다시 증가하는 모습이다. 2015까지 주요 계열사들이 설비투자를 늘릴면서 발행 물량이 계속 증가했다. 2014년에 5조 9200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5년에 5조 2700억 원, 2016년에는 3조 9900억 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다시 4조 원대 중반 수준으로 조달 물량이 증가했다.
이는 최태원 회장이 '빅체인지'를 선언하면서 SK그룹이 대형 인수합병(M&A) 등 투자를 재개한 결과로 풀이된다. SK는 지난 8월 ㈜LG가 보유한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원에 사들였다. 실트론은 반도체용 웨이퍼 생산업체로 SK의 인수로 그룹 내 반도체 부문의 외연 확대가 이뤄졌다.
2월과 10월에는 미국 화학기업 다우케미컬에서 에틸렌아크릴산(EAA) 사업과 염화비닐리덴공중합체(PVDC) 사업을 인수했다. 앞서 2015년에 반도체용 가스 생산업체인 OCI머티리얼스(현 SK머티리얼스)를 인수하면서 인수 잔금 납부에도 자금을 투입했다. 이후 SK머티리얼즈는 산업용 가스 제조사인 대상선업가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 '신성장동력 확보 위한 M&A 깃발…내년 톱 빅이슈어 예고
2018년에도 대규모 자금 조달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신,반도체, 석유화학 부문의 대규모 설비 투자는 일단락됐지만,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기업 인수합병(M&A)과 관련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고, 중국 석유화학 비즈니스 확대에도 자금 투입이 예상된다.
도시바는 지난 9월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 판게아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는 SK하이닉스, 애플, 델, 일본산업혁신기구(INCJ), 일본정책투자은행(DBJ) 등이 참여했다. 인수가액은 총 20조 원 규모로 이 중 SK그룹이 약 4조 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 투자를 완료한 정유·석유화학 계열사들도 M&A를 통한 사업 확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종합화학은 중국 석유화학 기업인 상하이세코 지분 50% 인수를 인수하려다가 시노펙으로 넘어가면서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한 차례 지분 인수에 실패했지만 추가로 중국 사업 확장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렌탈과 리스 사업, 면세점 사업 등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을 주축으로 한 4차 산업 투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2019년까지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조성과 5세대(5G) 이동통신 등에 약 11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그룹 주요 계열사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투자 자금의 상당 부분을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룹 사업구조 재편과 그에 따른 대형 M&A 과정에서 자금 소요가 늘어나면서 내년에도 예년 수준의 회사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