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집행유예' 신동빈 최대 수확 '日주주 영향력 차단' 롯데홀딩스 장악력 유지, 지배구조 재편 후속 '주목'

박창현 기자공개 2017-12-22 18:13:41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2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오너십은 아직 반쪽짜리다. 일본 계열사 지배력을 온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과거 형제의 난 때도 일본 주주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나마 일본 롯데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대표이사 자리를 꿰차면서 주도권을 놓지 않고 있다.

이번 롯데 재판은 이 판을 뒤집을 수 있는 대형 이벤트였다. 재판 결과에 따라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도 위태로울 수 있었다. 일본 재계는 최대주주가 실형 선고를 받을 경우, 형 확정 여부와 관계없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롯데그룹과 신 회장 입장에서는 법정 구속을 면하면서 기존 지배체제를 유지할 명분과 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다.

다만 추가 재판이 남아있는 만큼 일본 주주 관리 문제는 계속 숙제로 남게 됐다. 따라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라도 신 회장과 롯데가 일본 지배구조 재편에 속도를 붙일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 지배구조 하에서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본 주주의 조력 없이는 호텔과 화학 부문에 대한 경영권 행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롯데케미칼을 지배하고 있다.

일본롯데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배력이 미미하다. 개인 지분율이 1.4%뿐이다. 과거에는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중심이 돼 일본 롯데홀딩스를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었다.

먼저 가족회사인 '광윤사'가 28.1%의 지분을 갖고 있다. 가족들과 재단도 13.5%의 지분율이 있다. 여기에 미도리상사와 패밀리, 그린서비스 등의 이사회를 장악하면서 각 사 보유분(13.9%)에 대한 의결권도 확보하고 있었다. 과반 이상의 지배력을 구축하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신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간 형제의 난이 벌어지면서 신씨 일가 중심의 절대 지배구조가 무너졌다. 당장 신 전 부회장이 광윤사 경영권을 손에 쥐었다. 여기에 가족과 재단 지분 역시 진영에 따라 흩어졌다.

과반 지배력이 무너진 신 회장은 일본 주주들을 우호 세력으로 끌어들여야만 했다. 설득 끝에 27.8% 지분을 갖고 있는 종업원 지주회와 6% 지분의 임원지주회가 신 회장 손을 들어줬다. 미도리상사 등 관계사들은 일본인 주주모임인 공영회를 설립해 신 회장을 지지했다.

신 회장은 결국 일본 주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에 대한 경영권을 손에 넣었다. 일본인 주주들은 신 회장을 형제의 난 승자로 이끈 일등공신이다. 신 총괄회장 시절의 단순 거수기에서 벗어나 이제 롯데 경영권을 좌지우지하는 캐스팅보트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

지분이 여러 갈레로 흩어져 있는 탓에 신 회장이 단기간에 일본 롯데홀딩스 과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일본 롯데홀딩스 지배 하에 있는 호텔롯데와 롯데케미칼 지배구조에 손을 대는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호텔롯데 상장과 호텔롯데 분할 방안 등이 있다.

호텔롯데의 경우 주력인 면세사업이 심각한 부진을 겪으면서 기업공개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호텔롯데를 사업부문(호텔·면세점)과 투자부문(케미칼)으로 분할한 후 롯데지주와 투자 부문을 합치는 방안이 유력한 후속 조치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큰 산을 넘었지만 아직 위기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다"며 "보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위해 지배구조 강화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