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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소관부처 이관 가능성 있을까 중기업계, 정치권에 중기부로 이관 요구…금융위 반발

안경주 기자공개 2018-01-24 16:20:47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4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금융지원 기관인 IBK기업은행의 소관부처가 어디가 돼야 하느냐를 두고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등 중소기업업계가 기업은행의 소관부처를 금융위원회에서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로 이관해 달라고 정치권에 요구한 것이다. 금융위는 당장 반대하고 나섰다.

24일 금융권과 중기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 등은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사회적대타협을 위한 현안 경청간담회'에서 금융위 산하 기업은행을 중기부로 이관해 달라고 요구했다.

서면으로 전달된 공식 요구는 아니었지만 현안 논의 중 중기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이 요구한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금융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함께 중소기업대출 확대가 필요하다고 건의를 했다"며 "이 과정에서 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의 소관부처 이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아직 중기업계의 통일된 의견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지난해 신설된 중기부가 중소기업 업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로 한 만큼 기업은행 관리 업무도 맡아야 한다는 기조다. 금융권 일각에선 중기부의 의중을 중기업계가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중기업계의 이 같은 요구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내용은 없다면서도 기업은행의 소관부처 이관은 안된다고 못 박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기본적으로 예금 등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자금이 필요한 개인이나 기업에 대출을 제공하는 금융행위를 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관리 하에 운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 지원의 특수성을 갖고 있지만 기업은행은 시장원리에 의해 운영되는 금융사"라고 덧붙였다.

기업은행 안팎에서도 소관부처 이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기부의 역할을 고려하면 산업, 중소기업 위주로 산하 기관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은행을 제대로 관리·감독하기 위해선 금융산업에 대한 이해와 소비자보호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은 균형적인 시각에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며 "중기부로 소관부처가 옮겨지는 것은 오히려 국가경제적으로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중기부는 공식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기업계에서 기업은행 소관부처 이관을 정치권에 요구했다는 내용은 듣지 못했다"며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 구체화되거나 논의한 바 없어 (중기부 입장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중소기업대출 확대, 업무의 연속성 등을 고려할 때 검토해 볼 수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 기업은행 소관부처 이관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중기업계의 기업은행 소관부처 이관 요구에 중기부의 의중이 반영돼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중기업계가 중기부와 사전 교감이 없었다면 기업은행 소관부처 이관에 대한 요구를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중기부가 신용보증기금 등 중소기업 업무와 관련한 금융기관의 이관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부처 간 갈등이 언제든지 표면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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