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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우협 선정 지연, 풋옵션 협상안 주목 [대우건설 M&A]잔여지분 인수價 '동상이몽', 내주 결정 여부 '미지수'

김장환 기자공개 2018-01-29 11:31:47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6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추진위원회 일정을 돌연 연기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단독 참여한 호반건설 측 제안 자체를 두고 고심하고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에서인지 여부가 의문시 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풋옵션 계약 문제를 가장 주목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26일 개최하기로 했던 대우건설 매각추진위원회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매각자문사의 평가 자료가 완성되지 않아 비롯된 절차 연기라는 게 산업은행 측 입장이다. 이에 따라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확보도 훗날을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매각자문사의 평가 자료 제출 지연이 산업은행과 호반건설이 풋옵션 계약 조항을 확실히 정하지 못해 비롯된 일로 보고 있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도 "잔여 지분 인수의 양측 추가 협상 사안 때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서 산업은행이 매물로 내놓은 대우건설 지분 50.75% 중 40%를 선인수하고 나머지 10.75%는 2~3년 후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산업은행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호반건설 단독 입찰을 '유효경쟁 성립'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날 매각추진위원회를 열고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지분 40% 인수가로 약 1조3000억원을 써냈다. 주당 인수가는 약 7600원으로, 이를 대입할 경우 향후 인수해야 할 대우건설 잔여지분 가격은 3100억 원을 소폭 넘어선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지분 전체 매각 최저가로 산정한 1조 600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지분 분할 인수 제안을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는 보다 유리한 조건을 산업은행 측에 제시해야 한다. 풋옵션은 시장가에 관계 없이 미래에 사들일 가격을 양사가 협의해 정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잔여지분 인수가로 5000억원 가량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호반건설 입장에서는 당장 사들이면 3000억원 정도가 소요될 수 있는 지분을 2000억원이나 더 주고 사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지분 40% 인수가로 써낸 1조3000억원 상당수도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6000억~7000억원 가량을 금융권에서 끌어올 생각을 품고 있는 상태로 전해진다. 기업집단으로 묶여 있는 호반건설주택 등 유동성이 풍부한 관계사 및 계열사가 자금 지원에 참여하면 금융권 조달 대금을 다소 줄일 수는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호반건설이 건실한 재무상태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외부에서 이만큼 대규모 자금을 끌어오게 되면 건전성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이 경우 신용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대우건설 잔여지분 10.75% 인수가를 산업은행 원하는 수준만큼 고가에 사들이겠다고 약속하기가 부담이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대우건설 잔여지분 매각 풋옵션 계약을 호반건설의 현재 신용도만 믿고 하기는 어렵다.

산업은행과 호반건설은 이에 따라 대우건설 잔여지분 인수 풋옵션 계약을 두고 확실한 협의를 하지 못한 채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가격 협상 조건을 완료해야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 역시 마무리될 수 있다. 산업은행은 이르면 내주 호반건설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시점이 보다 지연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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