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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페인트 '2세 단독경영' 김장연 회장의 과제 동업자 분쟁 등 거쳐 1인지배 구축…3년째 실적 감소 '고심'

심희진 기자공개 2018-02-02 08:39:34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1일 15: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화페인트가 오너 2세 김장연 회장(사진) 시대를 맞았다. 별도의 취임식은 열지 않기로 했다. 페인트업계에서 오너일가의 가업 승계는 흔한 케이스다. 대표이사의 직함만 바뀌었을 뿐 그외엔 모든 것이 그대로라는 게 내부 관계자 전언이다.

외관상 김 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예정된 결과인 듯 보인다. 하지만 그 과정을 들여다 보면 결코 순탄치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동업회사라는 특수성 때문에 두 집안간 경영권 분쟁이라는 험난한 길을 걸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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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 끝에 김 회장 체제가 갖춰졌지만 고민이 사라진 건 아니다. 실적 개선이라는 과제가 버티고 있다. 경영 위기는 플라스틱 도료가 설 자리를 잃으면서 시작됐다. IT업체들이 스마트폰 케이스에 플라스틱이 아닌 메탈을 사용한 결과 삼화페인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년만에 1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반등과 침체 기로에 선 김 회장이 어떤 방식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공동창업에서 김장연 회장 '단독경영'으로

국내 최초 도료 생산기업인 삼화페인트는 수십 년간 공동 경영 형태로 운영됐다. 1946년 설립 당시 고 김복규 회장과 고 윤희중 회장이 사업을 함께 진두지휘했다. 공동 경영체제는 대를 이어서도 유지됐다. 선대 회장이 모두 작고하자 아들들인 김장연 대표이사와 윤석영 대표이사가 2004년부터 함께 회사를 이끌었다.

공동 경영체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2007년 1월 윤 대표의 병세가 악화되자 삼화페인트는 다음달 열린 이사회에서 윤 대표를 이사 후보로 추천하지 않았다. 사실상 김 대표 단독 경영체제가 구축된 셈이다. 2008년 4월 윤 대표가 작고한 이후 후손의 경영 참여는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양쪽 집안의 삼화페인트 지분율은 계속 비슷하게 유지됐다.

주주 구성에도 변수가 발생한 건 2013년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면서다. 삼화페인트는 기타자금 확보를 위해 산은캐피탈 등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분리형 BW를 발행했다. 이 과정에서 100억원 어치의 신주인수권을 김 대표에게 되팔았다. 이로써 두 집안의 지분율 격차는 기존 7%포인트에서 20%포인트가량 벌어졌다. 경영권 무게추가 김 대표에게로 완전히 넘어간 셈이다.

김 대표의 1인 지배체제 구축 작업은 이번 정기임원 인사로 마무리됐다. 삼화페인트는 1일 김 대표를 신임 회장에 선임했다. 김 대표가 1994년 사장에 오른 지 24년 만의 승진이다.

업계 관계자는 "페인트 회사들은 대부분 업력이 오래된 데다 자산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전문경영인을 내세우기 보단 오너일가에서 이어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인식한다"며 "삼화페인트의 경우 공동 창업이라는 특수성으로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지만 김 회장에 힘을 실어주는 형태로 정리됐기에 이번 회장 승진은 시기 문제였을 뿐 예정된 인사"라고 말했다.

◇3년째 실적 감소…'신제품 개발·인도시장 개척' 과제

삼화페인트에 위기가 찾아온 건 2015년이다. 1994년 이후 매년 불어났던 매출이 처음으로 감소했다. 2014년 527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5년 5070억원, 2016~2017년 4820억원대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14년 460억원에서 이듬해 320억원, 2016년 190억원, 2017년 88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이 100억원 아래로 떨어진 건 2000년 이후 17년 만이다.

공교롭게도 삼화페인트의 경영난은 김 회장이 경영권을 온전히 손에 쥔 시점과 맞물린다. 김 회장으로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영 위기는 플라스틱 도료의 판매 부진에서 비롯됐다. 플라스틱 도료는 재료비가 적게 드는 데다 대량 납품이 가능해 2010년대 초반까지 삼화페인트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지난 2~3년간 삼성전자, LG전자 등 IT업체들이 스마트폰 케이스에 플라스틱이 아닌 메탈을 사용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플라스틱 도료의 수요처가 줄어든 데다가 신규업체들의 유입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실적이 악화됐다.

김 회장은 플라스틱 도료의 대체재를 발굴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생산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고 변색될 위험이 적은 분체 도료가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플라스틱 도료의 실적 기여도를 따라잡진 못하고 있다.

김 회장은 돌파구 마련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평소 김 회장은 '제조업의 경쟁력은 기술 확보에 있다'는 경영 철학으로 R&D에 힘을 실어 왔다. 삼화페인트의 매출액 대비 R&D 비용은 2015년 3.8%, 2016년 4.1%, 지난해 9월말 3.9%로 업계에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제2의 고부가 제품 개발을 완료해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이 인도 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삼화페인트는 2016년 인도 뉴델리에 현지법인을 신설하고 전자재료 플라스틱 도료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기존 거점이었던 베트남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시장 개척에 나섰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세탁기, 냉장고 등에 쓰이는 가전용 도료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인도법인의 경우 설립 초기 단계기 때문에 아직까지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내진 못했다"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수익창출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0%정도 개선되는 등 나아지고 있다"며 "올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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