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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험' 리스크 [thebell note]

신수아 기자공개 2018-03-07 11:07:41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6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보험관리감독위원회(이하 보감회)의 안방보험그룹(이하 안방보험) 시한부 위탁경영 관련 기사가 쏟아진 후 보험 업계 레이더망은 분주히 움직였다. 보감회와 현지 언론 보도를 살피며 안방보험 경영권을 접수한 중국 당국의 진의를 가늠하느라 여념 없었다.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궁금해 여기저기 의견을 구했으나 "현재로서는 한 치 앞도 확실히 말할 수 없다"는 한결같은 답변만 돌아왔다.

하지만 안방보험의 위기는 곧장 동양생명과 ABL생명에게로 전이됐다. 추가적인 자본 유출을 막겠다는 중국 정부의 메시지는 당장 기대했던 두 회사의 추가 유상증자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중국 정부가 안방보험의 해외 자산을 정리하라고 강도높게 요구하고 있다는 소식은 섣부른 매각설을 불러오고 있다. 안방보험을 믿고 판매고를 올렸던 ABL생명의 저축성 보험은 자칫 양날의 검으로 전락할 처지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얼마전까지 상승세를 그렸던 동양생명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든든한 우군을 얻었다고 생각했던 시절도 잠시, 동양생명과 ABL생명에게 안방보험은 잠재적인 리스크로 변질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리스크를 통제할 방도가 없다. 리스크 관리는 어떤 사건으로 발생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최소화하는 게 핵심이다. 리스크를 통제하기 위해선 사전에 사건 빈도와 손실 규모를 예측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 즉 불확실성(uncertainty)을 제거해야한다는 의미다.

앞서 우샤오후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을 때 조차 안방보험은 홈페이지를 통해 그저 '개인적인 사유 때문에 회장 직무를 이행할 수 없다'는 간략한 안내만 공지했다. 중국 당국의 강도높은 조사 때문이라는 설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으나 이 역시 어디까지나 관측에 불과했다. 당시 동양생명과 ABL생명 내부에서조차 "안방보험 일이라면 고위 임원 몇 명을 빼고는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내놨다.

실제 안방보험은 수년째 이름이 오르고 내렸지만 단 한번도 정확한 지배구조가 밝혀진 적이 없다. 폐쇄적인 중국 시장에서 이를 속시원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길 조차 없었다. 금감원조차 그 실체를 정확히 모른다는 우스갯 소리도 심심찮게 회자됐다.

최근 나온 한 증권사의 리포트는 "동양생명이 '매각 대상'이 된다면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때 백기사였던 대주주(불확실성)를 없애야 진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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