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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차기 리더는]외부 후보군 선정 '고심' 커지나김광수 등 차기 금감원장 '급부상', 내달 임추위서 윤곽 나올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8-03-20 10:52:42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6일 1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음주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하는 NH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외부 후보군 선정을 놓고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관료출신 인사들이 차기 금융감독원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전문성을 지닌 관료출신 인사 풀이 좁아 후보군이 겹치는데다 차기 회장으로 선임한 인사가 금감원장에 임명되면 또다시 회장 인선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이달 19일 임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 회장의 임기 만료 40일 전에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하도록 돼 있는 내부 규정에 따른 것이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의 임기는 4월28일까지다.

이번 첫 임추위에선 차기 회장 인선 절차와 함께 내외부 후보군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첫 임추위서 확정된 내외부 후보군을 대상으로 경영능력, 금융전문성, 평판조회 등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고 최종 후보자를 낙점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김 회장의 1년 연임을 결정할 때도 비슷한 과정으로 진행됐다. 임추위는 지난해 3월15일 첫 회의를 열고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절차 개시 및 후보군 선정' 안건을 논의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통상 첫 임추위에서 최고경영자 경영승계절차에 따라 관리해 온 후보군을 확정한다"며 "이후 검증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의 '2017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농협금융 이사회가 관리하고 있는 차기 회장 후보군은 지난해 말 기준 26명이다. 김 회장을 비롯해 농협금융 3명, 농협은행 10명, 농협생명 4명, 농협손보 2명 등 모두 내부 후보군이다.

반면 외부 후보군에 대해선 필요시 금융분야 경력자로 전문성을 보유한 자 중에서 선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농협금융 안팎에선 임추위가 본격 가동되면 관료출신 인사들이 외부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관료출신 인사들이 회장으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김 회장을 비롯해 신동규·임종룡 전 회장 모두 관료출신이다. 현재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 최흥식 전 금감원장의 사임이 농협금융의 외부 후보군 선정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농협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관료출신 인사 중 일부가 차기 금감원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전 원장이 민간 출신으로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되면서 관료출신 인사를 차기 금감원장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금융권에선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정은보 전 금융위 부위원장, 김광수 전 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농협금융 임추위가 고심하는 부분은 외부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이 차기 회장 자리를 고사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전문성을 지닌 관료출신 인사들은 손에 꼽힌다"며 "농협금융 차기 회장 후보군과 차기 금감원장 후보군이 겹칠 가능성이 높고, 농협금융 회장 보다 금감원장을 더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협금융 차기 회장으로 낙점된 관료출신 인사가 향후 금감원장에 임명될 경우 경영공백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농협금융 임추위가 외부 후보군을 뽑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농협금융 회장으로 재직하던 중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 때문에 농협금융은 한달 가량 회장 자리가 공석이었다.

앞선 관계자는 "금감원장 인선이 겹치면서 관료출신 인사를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시키는 데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임추위원들이 외부 후보군 선정에 대한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한 외부 후보군 확정 시기는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현재 임추위를 맡고 있는 사외이사들이 교체된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농협금융 임추위는 민상기 서울대 명예교수, 전홍렬 김&장법률사무소 고문, 정병욱 변호사 등 3명의 사외이사와 사내이사인 이강신 농협금융 부사장, 유남영 비상임이사(정읍농협 조합장) 등 5명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민상기·전홍렬 사외이사가 연임을 고사하면서 임추위 구성 교체가 불가피해졌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19일 임추위에서 내부 후보군만 확정하고 내달 초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차기 회의에서 외부 후보군을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 사이 김광수 전 원장 등 관료출신 인사들의 의사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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