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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시 '덫'에 빠진 삼성바이오 사모채 이슈리포트도 안내는 신평사…투자자는 정보 사각시대

민경문 기자공개 2018-05-21 13:09:0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8일 10: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이 자본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삼성 지배구조뿐 아니라 국내 바이오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력도 막대해 보인다. 정작 신용평가사들은 조용하다. 3사 모두 흔한 이슈리포트 하나 발표하지 않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신용등급은 공시하지 않는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한국기업평가는 AA-,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A+ 등급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사채에 부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발행사는 미공시를 요청했다. 지금까지 발행한 46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모두 사모였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였다. 신용평가사들은 엄연히 존재하는 신용등급에 대해 '함구'할 수밖에 없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감리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에 통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상장 폐지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AA- 등급의 하향을 검토하겠다는 논리였다. 이 같은 내용은 사모채 투자자, 주관사 등이 아닌 발행사에만 전달됐다. 발행사로서도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는 부분을 투자자에 굳이 알릴 이유가 없었다.

결국 피해를 보는 건 국내외 기관들이 중심이 된 사모채 투자자들이다. 만기가 남아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모채는 2600억원 정도. 대부분 만기까지 가져가지만 발행 1년이 지나면 매각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어떤 정보도 신용평가사 또는 발행사로부터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을 통해 자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사모채 미공시로 투자자들이 정보 투명성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은 꾸준히 제기돼 왔던 이슈였다. 비단 삼성바이오로직스 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적지 않은 발행사들이 증권신고서가 필요없고 조달 편의성이 높다보니 사모채를 선호했다. 증권사들은 대기업의 사모사채를 인수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기초자산으로 활용했다.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처음부터 이 같은 부분을 인지하고 사모채를 매입한 만큼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실상 은행 대출과도 큰 차이가 없다고 여겨지는 사모채다. 대신 공모채 대비 비교적 높은 금리 메리트를 누릴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사모채 신용등급을 바란 것 자체가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는 얘기"라며 "공시도 안되는 신용등급의 효용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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