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사업구조개편 진단]농협네트웍스, 계륵된 렌트카 사업 어쩌나매출이익 급감, 사업다각화 실패 우려…중앙회 '곳간' 역할
안경주 기자공개 2018-07-13 09:52:57
[편집자주]
농협이 신용·경제사업 분리, 즉 사업구조개편을 추진한 지 6년째를 맞고 있다. 그간 농협은 자산 58조원에 49개 자회사를 거느린 국내 9위의 대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올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내역에 따르면 한화(61조원)보다는 작고 현대중공업(56조원)보다는 큰 규모다. 하지만 '2020년 농가 소득 5000만원'을 달성하기 위한 경쟁력 부족과 차입금 급증으로 지속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 농협은 조만간 계열사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는 농협 주요 계열사의 재무 및 사업구조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1일 12: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중앙회 자회사 농협네트웍스가 사업다각화를 위해 렌트카 사업에 진출한 지 8년이 지났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수익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의 주력사업인 공사(시설)사업 비중이 확대되면서 사업다각화 작업이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또 농협중앙회 계열사, 지역농협 등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도 커지고 있다.농협네트웍스는 1991년 국내외 선진 농업기술 도입과 교류, 홍보매체 제작, CI 전문화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공사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영위해 온 농협네트웍스는 기존의 여행업, 미디어사업에 전문건설업, 자동차대여사업(렌트카)을 신규사업으로 내세워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분 90.2%를 보유한 농협중앙회의 자회사다. 지난해 3월 농업·농촌·농업인 지원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NH개발에서 농협네트웍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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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네트웍스는 그동안 수의계약이 가능한 농협중앙회 계열사와의 거래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계열 수요에 최적화된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확고한 영업기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 4229억원 가운데 농협중앙회 등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은 64.6%(연결재무제표 기준)에 달했다. 이외 매출도 특수관계자 매출로 잡히지 않지만 대부분 농협중앙회와 출자관계를 갖고 있는 지역농협과의 거래로 알려졌다.
계열사 매출 비중도 매년 확대되고 있다. 계열사 매출 비중은 2010년 44.9%였으나 2011년 52.3%, 2012년 53.7%, 2013년 50.1%, 2014년 58.4%, 2015년 53.8%, 2016년 58.9% 등 우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계열사 지원에 힘입어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100억원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도 양호하다. 농협네트웍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전년대비 4.0% 증가했다. 매년 80억~120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도 냈다. 이처럼 장기간 안정적인 실적이 누적되면서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부채비율이 2010년말 116.9%에서 지난해말 81.6%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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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농협네트웍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추진했던 렌트카 사업의 수익 악화 때문이다. 그간 농협네크웍스는 영업에서 창출된 재원을 렌트카 취득에 재투자해왔다. 이로 인해 자산총액의 66.5%를 렌트차량이 차지하고 있다. 2010년 420억원 수준이던 렌트차량 자산도 지난해말 953억원으로 127.0% 증가했다.
반면 렌트카사업부문의 수익은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 농협네트웍스는 렌트카사업 초기 30억원 안팎의 매출이익을 냈다. 매출이익률로 보면 10~15% 수준이다. 하지만 2015년 매출손실을 기록한 이후 예년과 같은 매출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농협네트웍스는 렌트카사업부문에서 지난해 3억원 가량의 매출손실을 냈다.
농협네트웍스가 정부의 태양광발전소 보급 확대 정책에 발맞춰 추진하던 신재생에너지사업도 매출이 늘지 않으면서 사업다각화에 일조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주줌했던 기존의 주력사업인 공사사업부문 매출이익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앞서 공사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명을 NH개발에서 농협네트웍스로 변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명 변경 취지가 무색해 진다.
농협네트웍스의 공사사업부문 매출이익은 지난해 141억원으로 전년대비 14.4% 증가했다. 일감몰아주기 논란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만 수주하면서 주춤하기도 했지만 매년 100억원 안팎의 매출이익을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네트웍스가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기존의 사업이 강화되면서 (사업다각화 작업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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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네트웍스는 최근 몇 년 간 사업다각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농협중앙회의 곳간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2010년 이후 배당성향을 꾸준히 올리더니 지난 2014년부터 당기순이익 보다 더 많은 배당금을 모회사인 농협중앙회에 챙겨주고 있다.
2010년 9.8%에 불과했던 농협네트웍스의 배당성향은 2011년 10.8%, 2012년 27.5%, 2013년 28.7%로 조금씩 증가했다. 그러나 2014년 116.2%, 2015년 105.0%, 2016년 130.0%, 2017년 126.2% 등으로 급상승했다. 배당금도 2010년 9억5000만원에 불과했지만 2014년부터 매년 100억원 수준으로 늘렸다. 농협중앙회의 곳간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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