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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강한기업]핸즈코퍼레이션, '목재→車 알루미늄 휠' 피보팅 '신의 한수'①20년간 국내 1위 굳게 지켜, 오너 3세 승현창 대표 글로벌 확장 지휘

강철 기자공개 2018-08-13 10:18:11

[편집자주]

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6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핸즈코퍼레이션은 자동차용 알루미늄 휠 전문 제조사다. 독보적인 영업력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1위의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마그네슘 휠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저압 주조방식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전 세계에서 핸즈코퍼레이션이 유일하다.

핸즈코퍼레이션의 태동은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주인 승왈범 회장은 인천에 동화합판이라는 목재 제조사를 설립했다. 동화합판은 각종 목재에 대한 꾸준한 수요를 기반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1981년에는 수출 5000만달러를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아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명은 1975년 동화상협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합판을 비롯한 목재 사업은 1980년대 들어 한계에 부딪혔다. 산업이 점점 고도화하면서 목재는 더이상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없는 제품이 됐다. 실제로 1970년대 10대그룹에 이름을 올렸던 목재 제조사들이 하나 둘 부도를 내기 시작했다. 동화상협 역시 생존을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핸즈코퍼레이션은 자동차용 알루미늄 휠 제조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 선대 회장을 대신해 경영 전면에 나선 승건호 회장은 당시 급격하게 커지고 있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성장 가능에 주목했다. 1985년 대림자동차, 효성기계 등 이륜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주문자 상표부착(OEM) 방식의 제품 공급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알루미늄 휠 생산에 나섰다. 이후 현대자동차(1987년), 기아자동차(1989년), 대우자동차(1990년)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메이커로 고객군을 넓혔다.

업종 전환은 신의 한수였다. 1990년대까지 차량에 선택적으로 들어가던 알루미늄 휠은 2000년대 들어 사실상의 기본 아이템이 됐다. 2010년 30% 수준이던 글로벌 알루미늄 휠 장착률은 2016년 70%를 돌파했다. 그 결과 핸즈코퍼레이션의 매출액은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1999년 800억원 수준이던 매출 규모는 2010년 4배가 넘는 3736억원으로 늘었다.

사세가 커지면서 새로운 판매처 발굴의 필요성이 커졌다.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 공략이 반드시 수반돼야 했다. 핸즈코퍼레이션은 GM을 신규 고객으로 맞은 2003년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대대적인 마케팅 투자를 단행하며 르노닛산, 폭스바겐, 포드, 크라이슬러, 다이하츠, 스즈키, 미쯔비시 등으로 공급선을 확대했다.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증빙하기 위한 품질 인증도 병행했다. 15년이 지난 현재 전체 매출에서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에 달한다.

해외 시장 공략에 맞춰 생산 거점도 확장했다. 2008년 중국 칭따오(청도동화주조유한공사)에, 2011년 경기도 화성(핸즈식스)에 알루미늄 휠 제조공장을 추가로 건립했다. 그 결과 2003년 480만개 수준이던 연간 생산능력은 1350만개로 증가했다.

핸즈코퍼레이션은 국내 최대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업계 1위의 지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연간 1350만개의 생산능력은 업계 2위인 현대성우메탈(910만개)과 3위인 칼링크(550만개)의 합계와 비슷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 DICASTAL, 독일 BORBET, 일본 ENKEI, 미국 MAXION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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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만개>

핸즈코퍼레이션의 기반을 다진 것이 승 회장이라면 꽃을 피운 주인공은 승현창 대표다. 승 회장의 외아들인 승 대표는 뛰어난 경영 수완을 발휘하며 핸즈코퍼레이션을 글로벌 시장 점유율 5위의 우량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1977년생으로 올해 42세인 승 대표는 고려대학교, 워싱턴대학교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공부했다. 28세이던 2004년 5월 핸즈코퍼레이션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전략, 기획, 재무, 마케팅 등을 거치며 다방면에서 업무 경험을 쌓았다.

그는 회장에 오른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 가장 먼저 사명을 지금의 핸즈코퍼레이션(Hands Corporation)으로 변경했다. 각종 알루미늄 휠을 손으로 정성스레 만든다는 '장인 정신'을 이름에 담았다.

승 대표는 글로벌 시장 확대를 그룹의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 수시로 해외를 오가며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중역들을 직접 만났다. 이 과정에서 포드,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등이 신규 고객으로 편입됐다. 인도의 알루미늄 가공 기업인 락만 인더스트리(Rockman Industries)와 기술 이전에 관한 파트너십도 맺었다. 지난달에는 폭스바겐 미국공장과 알루미늄 휠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공격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한 결과 2010년 370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16년 6771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산총액도 4283억원에서 6732억원으로 불었다. 안정적인 실적과 재무구조는 핸즈코퍼레이션이 2016년 12월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는 과정에서 훌륭한 밑거름이 됐다.

모로코 생산공장의 착공은 승 대표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다. 핸즈코퍼레이션은 모로코 탕헤르(Tanger)에 연간 400만개의 휠 양산이 가능한 공장을 짓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6개 금융기관으로부터 건립 자금 1억2000만유로(약 1600억원)을 빌렸다.

예상 완공 시점은 내년 상반기다. 1단계 공사를 완료하는대로 추가 증설에 들어간다. 3단계 공사가 마무리되는 2024년까지 총 800만개의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전체 공사가 종료될 시 현재 5위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위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알루미늄 대비 30%의 경량화 효과가 있는 마그네슘 휠은 모로코공장과 더불어 핸즈코퍼레이션의 미래를 좌우할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핸즈코퍼레이션은 2012년 세계 최초로 저압 주조방식을 적용한 마그네슘 휠 양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승 대표는 마그네슘 휠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CEO 산하에 편제된 연구개발 전담 조직은 레이싱 차량에 주로 쓰이는 마그네슘 휠을 일반 자동차에도 상용화시킨다는 목표 아래 제조 원가를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승 대표의 모친인 차희선 학산문화재단 이사장이 1989년부터 2012년까지 핸즈코퍼레이션 최고 경영자로 있으며 멘토 역할을 담당했다"며 "어머니의 도움이 있었기에 승 대표가 부친의 빈 자리를 대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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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일 열린 핸즈코퍼레이션 모로코공장 신디케이트론 클로징 세레모니.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승현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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