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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진통상 M&A, 가격 욕심 버린 칼라일…얼마에 거래될까 피어그룹 멀티플 적용시 원금 수준 불과

김일문 기자공개 2018-09-10 08:47:24

이 기사는 2018년 09월 05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각을 추진 중인 의류 OEM업체 약진통상은 얼마에 거래될까. 피어그룹(Peer Group: 비교대상 동종기업)의 멀티플을 감안하면 투자 원금 정도에서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관심이 높은 매물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약진통상 피어그룹은 호전실업, 한세실업 등이다. 이들 모두 의류 OEM업체로, 한세실업은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동종업계 대표기업이다. 호전실업의 매출은 3000억원 가량으로 약진통상에는 못 미치지만 작년초 증시에 입성했다.

한세실업의 시가총액(Equity Value)는 약 7800억원 가량. 여기에 최근 연결 기준 순차입금 1661억원을 더한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는 9461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작년 상각전이익(EBITDA)을 적용한 멀티플은 11.6배로 산출된다.

호전실업도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호전실업의 시가총액 1188억원과 순차입금 1120억원을 더해주면 기업가치는 2308억원, 작년 상각전이익 216억원을 대입한 멀티플은 약 10.6배 정도다.

따라서 이들 피어그룹의 멀티플을 감안, 약 11배를 적용하면 약진통상의 지분가치를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는 있다.

작년 연결기준 약진통상 에빗타는 306억원에 11배를 대입한 기업가치는 3366억원 가량이며, 순차입금 945억원을 뺀 지분가치는 2115억원이다. 결국 약진통상 지분 100%의 가격은 2100억원 수준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지난 2013년 칼라일이 투자했을 당시 지분가치 2050억원과 거의 비슷한 수치다. 투자 후 5년이 지난 시점에서 원금 수준 정도 밖에는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물론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장한다면 가격을 좀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명분이 될 수는 있다. 약 30%의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가정할 경우 지분가치는 2000억원 중후반까지 볼 수 있다. 하지만 의류 OEM업종의 실적 악화 등 현재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에서 프리미엄을 요구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IB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칼라일도 이러한 상황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칼라일은 가격 욕심 보다는 거래 성사에 방점을 두고 약진통상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만약 이러한 칼라일의 기조가 가격에 반영된다면 시장에서는 약진통상 지분가치가 투자 원금 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IB업계 관계자는 "칼라일의 의중에 따라 딜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욕심을 버리고, 매각 성공에 주안점을 둔다면 의외로 쉽게 거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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