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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먼아시아, 상처 뿐인 '한컴MDS 투자' 풋옵션 행사 '원금만 회수' 유력, 기회비용 불구 권리 미이행 '패착'

박창현 기자공개 2018-11-16 10:33:00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5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이하 린드먼아시아)가 야심차게 단행했던 한컴MDS 투자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초 투자 때보다 주가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자본이익(Capital gain) 기회를 잡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풋옵션이라는 안전장치를 확보한 덕분에 원금 손실 리스크는 회피했지만, 벤처캐피탈 (VC) 기대 투자 수익률과 기회비용 등을 감안할 때 사실상 실패한 투자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한컴MDS 투자의 진짜 패자는 풋옵션 의무자인 한글과컴퓨터가 아니라 재무적투자자(FI)인 린드먼아시아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전략적투자자(SI)로서 경영권 인수가 목적이었던 반면 린드먼아시아는 투자 수익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다. 현재 그 투자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쪽은 린드먼아시아다.

한글과컴퓨터는 2014년 5월 소프트웨어·솔루션 전문업체인 '한컴MDS(옛 MDS테크)'를 인수했다. 당초 기존 최대주주 측으로부터 29.97%(261만여주)를 단독으로 인수할 계획이었지만, 최종적으로 재무적투자자(FI)인 린드먼아시아를 합류시켰다. 인수 컨소시엄을 꾸리면서 한글과컴퓨터가 15.89%(138만여주)만 직접 인수하고, 나머지 14.08%는 린드먼아시아가 책임졌다.

투입 자금을 아껴 또 다른 M&A를 추진하고자 했던 한글과컴퓨터와 펀드 투자처를 찾고 있던 린드먼아시아의 이해득실이 맞아떨어지면서 성사된 거래였다. 여기에 2013년 한글과컴퓨터 지주사 '한컴시큐어' 투자건으로 맺어진 양 사간 독돈한 신뢰 관계도 거래 성사 요인으로 작용했다.

물론 FI 자금 회수를 위한 통로도 마련됐다. 린드먼아시아가 확보한 '풋옵션'이 그것이다. 린드먼아시아는 2017년 5월부터 2019년 5월까지 3개월 단위로 한글과컴퓨터 측에 한컴MDS 주식 전량을 주당 2만8495원 씩, 총 350억원에 넘길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는 린드먼아시아가 한컴MDS에 투입한 투자 원금과 똑같은 금액이다. 감독당국이 대출 성격의 사모펀드(PEF) 투자를 금지하면서 풋옵션에는 이자 혜택이 없었다. 결국 풋옵션은 투자 원금 회수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 성격이 강했다.

한컴MDS 공동 투자가 이뤄진지 4년 6개월이 넘게 흐른 지금, 린드먼아시아는 가장 원하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미중 무역 분쟁과 미국 금리 인상, 국내 증시 폭락 등 여러 악재 탓에 한컴MDS 주가는 한컴그룹 편입 후에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인수 초 주가가 2만68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줄곧 하향 곡선을 그렸다.이에 권리행사 가격과 주가간 격차도 점점 더 벌어졌다. 실제 한컴MDS 주가는 린드먼아시아 투자 이후 단 한 차례도 권리행사 가격을 넘어서지 못했다.

최근에는 코스닥 폭락 여파로 주가가 1만4000원 대에 머물고 있다. 주가가 힘을 못쓰면서 자연스럽게 린드먼아시아의 풋옵션 행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풋옵션 행사시 최소한 투자 원금은 회수할 수 있다. 하지만 권리 포기시 180억원에 달하는 투자 손실이 현실화된다. 350억원을 주고 산 주식 가치가 현재는 170억원 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린드먼아시아가 원금 손실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겠지만 투자성과 측면에서 사실상 낙제점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통상 VC 조합의 투자 성공 기준 수익률은 8%다. 한컴MDS 투자 펀드인 '린드먼팬아시아신성장투자조합' 또한 이 기준 수익률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풋옵션 행사로 투자가 마무리될 경우, 원금만 회수했기 때문에 수익률이 0%가 된다. 여기에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손해를 본 투자가 된다. 당장 350억원을 정기 예금 상품에만 넣어뒀어도 최소 1%의 수익은 거둘 수 있었다.

린드먼아시아의 풋옵션 행사 시기에 대한 판단 또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린드먼아시아는 작년 5월부터 이미 풋옵션 권리를 가졌다. 당시에도 주가는 권리 행사 가격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올해 초 반짝 반등이 있었지만 대체로 2만원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럼에도 린드먼아시아는 한컴MDS 풋옵션을 행사히지 않고 보유를 택했다. 선제적으로 자금을 회수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셈이다. 물론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복잡하고 신규 투자처 발굴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보유가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다. 그럼에도 차익 실현이 사실상 불가능한 주식을 계속 보유, 기회비용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운용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는 내년 2년과 5월 딱 두 번 뿐이다.

린드먼아시아가 한컴MDS 투자에 활용한 '린드먼팬아시아신성장투자조합'은 국민연금과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신성장동력펀드의 출자를 받았다. 전체 펀드 규모는 1000억원이며, 대표 펀드 매니저는 김진하 린드먼아시아 대표가 맡고 있다.

린드먼아시아 관계자는 "한컴MDS 풋옵션 행사 시기는 주요 경영 사안이라 밝히기 곤란하다"며 "풋옵션 행사 의사결정 내용 또한 내부 투자심사위원회 결정 사안이라 답변이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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