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 1인당 매출 200억?…국내투자는 최소화 [수입차 법인 분석]⑤직접고용 줄이고, 외부 인프라에 의지…지난해 판관비 1320억
고설봉 기자공개 2018-11-28 13:36:00
[편집자주]
'수입차 제값 주고 사면 바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입차의 가격 정책은 일관성이 없다. 정비망도 잘 갖춰지지 않아 차량 결함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크다. 어떤 브랜드의 차량을 어떤 영업사원을 통해 사느냐에 따라 만족도는 천차만별이다. 이 같은 혼란은 촘촘하지 않은 수입차의 판매망과 정비망에서 비롯된다. 수입차 국내 법인 및 판매·정비 네트워크를 분석해 이런 문제점들이 왜 생기는지 그 원인을 밝혀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3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이하 벤츠코리아)의 판매·정비 딜러사 위탁은 법인 운영의 효율성 극대화로 이어졌다. 법인을 유지하고 영업활동을 하기 위한 판관비 대부분은 광고선전비에 집중됐다. 직접 고용을 줄여 인건비 등 지출을 최소화하며 수익성 극대화를 꾀했다.더불어 설비투자 등 국내 재투자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으면서 보유하고 있는 자산도 많지 않았다. 건물, 토지, 정비소 등 유형자산은 매년 크게 줄거나 늘지 않았다. 전체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유형자산 비중도 매년 1%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벤츠코리아는 총 1320억원을 판관비로 지출했다. 판관비는 매출원가 외에 법인의 유지와 영업활동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다. 벤츠코리아는 매출원가의 대부분을 독일 본사로부터 완성차(상품)를 사오는 데 투입했다. 나머지 국내 법인의 운영을 위한 비용은 판관비에 계상했다. 이 판관비가 실제 벤츠코리아가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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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코리아는 판관비의 대부분을 벤츠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판매를 원활히 하기 위해 사용됐다. 광고선전비와 판매보증비 등 완성차 판매를 위해 투입되는 비용은 매년 지출하는 판관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전체 판관비에서 차지하는 광고선전비 비중은 2014년 42.14%, 2015년 44.47%, 2016년 44.06%, 지난해 36.77% 등을 각각 기록했다. 이와 더불어 판매보증비도 지출규모가 크다. 2014년 16.8%, 2015년 14.54%, 2016년 6.07%, 지난해 15.47% 등 전체 판관비의 15% 내외를 차지한다.
반면 벤츠코리아는 국내 법인을 운영하기 위해 투입하는 관리비 차원의 비용 지출은 최소화 했다. 대표적으로 대다수 국내 법인들이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인건비 항목은 지출 규모가 작았다. 벤츠코리아가 지난해 급여로 지출한 비용은 전체 판매비 중 14.27%에 그쳤다. 이 비율은 매년 비슷하다. 2014년 15.08%, 2015년 14.61%, 2016년 14.69% 등을 각각 기록했다.
이처럼 급여 지출이 적은 이유는 판매망과 정비망을 모두 딜러사에 위탁한 만큼 직접 고용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벤츠가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벤츠코리아의 직접 고용 인원은 지난해 말 기준 208명이다. 매출이 지난해 4조266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매출액은 205억원인 셈이다.
국내 대표 완성차 회사인 현대차는 지난해 말 기준 6만8590명을 직접 고용해, 41조604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인당 매출액은 약 6억원이었다. 벤츠코리아의 1인당 매출액이 현대차의 33.8배에 달한다. 물론 단순 딜러사와 완성차 회사 간의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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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코리아가 딜러사에 판매와 정비를 위탁하며 얻는 효율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자산규모 및 분포에서도 벤츠코리아의 효율성은 잘 드러난다. 벤츠코리아의 유형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57억원에 그쳤다. 감가상각을 거친 장부금액 기준이다. 유형자산은 2014년 25억원, 2015년 70억원, 2016년 65억원 등 그 규모가 통상 크지 않았다. 자산총액 대비 유형자산 비중은 2014년 0.25%, 2015년 0.59%, 2016년 0.44%, 지난해 0.32%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설비투자가 부진하고, 유형자산 취득 등을 최소화한 만큼 매년 비품 등에 대한 유·무형감가상각액도 크지 않았다. 실제 유·무형감가상각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영업이익과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 수치인 에비타(EBITDA) 사이에도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벤츠코리아의 에비타는 150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86억원이었다.
향후 벤츠코리아는 국내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실제 그 규모가 어느 기간에 걸쳐 얼마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더불어 늘어나는 국내 매출 대비 재투자율은 극히 미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의 재무제표 상 투자 현황은 정확하게 잡히지 않았을 수 있다"며 "올해 들어 부품물류센터 착공, R&D센터 등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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