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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정원 줄이기…주주제안 봉쇄 꼼수됐다 [행동주의 펀드의 태양 공습]⑧'2명→1명' 정관변경, '감사선임안' 폐기로 경영참여 무력화

박창현 기자공개 2019-03-18 07:52:07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5일 15: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태양'이 정관 변경을 통해 감사 정원을 2명에서 1명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행동주의 펀드의 감사 추천 주주 제안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현재 태양의 감사 정원은 2명이지만 1명만 선임된 상태다. 이에 펀드 측은 감사 1명을 추가 선임하는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내놨다. 하지만 정원이 1명으로 줄어들면 감사 추천 주주제안은 자동 폐기된다.

태양 경영진은 감사 선임 표 대결에서 3%룰 적용 등으로 판세가 불리하다고 판단, 선제적으로 감사 정원을 줄이는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별다른 경영상 목적 없이 단순히 다른 주주들의 경영 참여를 제한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꼼수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 측은 감사 정원 축소 결정에 대해 감사 추가 선임에 따른 비용적인 부분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태양은 최근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감사 정원을 기존 2명에서 1명으로 줄이기 위해 정관 변경에 나선다고 밝혔다. 감사 정원 축소 결정은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 목적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태양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인 'SC펀더멘털'은 지난달 감사 추가 선임안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을 경영진에 내놨다. 감사 선임은 행동주의 펀드나 소액주주들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감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측 의결권이 최대 3%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태양은 이미 1명의 감사가 있다. 2017년에 삼성에버랜드 출신의 남성우 감사를 신규 선임했으며 임기도 아직 20개월이나 남았다. 다만 태양 정관 44조에 따르면 감사를 최대 2명까지 둘 수 있다. SC펀더멘털이 감사 선임 카드를 꺼내든 이유다.

시장에서는 태양의 인색한 배당 정책에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일반 주주들이 행동주의 펀드 측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실제 태양은 부탄가스 제조 시장을 과점하면서 1400억원이 넘는 잉여금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배당성향은 업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태양은 총 466억원의 순이익 가운데 39억원만 배당했다. 배당성향으로 따지면 8.36%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 상장사들의 배당성향은 28.6%에 달했다.

불리한 표 대결 상황에 직면하자 태양은 주주제안 자체를 원천봉쇄할 수 있는 '감사 정원 축소' 정관변경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된다. 정관 변경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이다. 따라서 주총 정족수(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참석)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현창수 대표이사 등 태양 지배주주는 현재 60.31%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손쉽게 정관 변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정관 변경에 성공할 경우, 기존 감사 임기 만료 시점인 2020년 11월까지 지배주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의 이사회 진입도 막을 수 있다.

태양 측은 감사 추가 선임에 따른 비용 발생 부분을 고려해 감사 정원 축소안을 내놨다는 입장이다. 태양 관계자는 "기업 상장 이래 줄곧 1명의 감사만 선임해와서 이번에 정관을 변경하게 됐다"며 "추가 감사 선임에 따른 비용적인 측면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SC펀더멘털 측은 태양의 정관변경 사안에 대해 내부 법률 검토 등 거친 후 후속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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