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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엘리트' 허병훈 부사장, 인사·사업기획 총괄 [신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⑤삼성 구조본 출신으로 전략실 입성…전·현직장서 호평 일색

이충희 기자공개 2019-04-25 15:47:00

[편집자주]

전문경영인 체제를 표방하는 신세계그룹에도 컨트롤타워는 존재한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직속 조직으로 알려진 '전략실'이다. 계열사 업무 조율과 지원은 물론 그룹의 대형 M&A도 전략실 주도로 이뤄졌다. 남매 분리 경영이 가속화되면서 전략실의 기능과 권한에도 변화 조짐이 엿보인다. 전략실을 중심으로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주요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9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 전략실에서 인사와 사업 기획 등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 바로 지원총괄 조직이다. 작년 7월 호텔신라에서 영입된 허병훈 부사장(사진)이 이 조직을 이끌고 있다. 허 부사장은 2000년대 중후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구조본)를 거치며 삼성 내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다.

현재 전략실 수장인 권혁구 사장도 계열 분리 전인 1987년 삼성그룹으로 입사한 인물이다. 전략실 소속 빅3 임원(한채양 관리총괄 부사장 포함) 중 두명이나 삼성의 푸른 피를 물려 받은 사람으로 채워졌다. 특히 삼성 구조본을 경험했던 인사가 신세계그룹 컨트롤타워에 처음 합류하게 되면서 이전보다 삼성의 색채가 짙어지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물산·호텔신라서 11년간 임원 생활

허병훈 신세계그룹 전략실 지원총괄 부사장
1962년생인 허 부사장은 삼성그룹 내에서도 상당히 일찍 별을 단 인물로 꼽힌다. 만 43세이던 2006년 삼성물산 상사부문 경영관리담당 상무보로 첫 임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후 삼성물산 소속으로 구조본에 파견나가 그룹 현안을 두루 챙겼다. 당시 그는 구조본 경영진단팀에서 다양한 계열사를 관리 감독하며 업무 경험을 쌓았다. 구조본이 해체된 이후엔 삼성물산으로 다시 복귀했다.

2009년 삼성물산 미주법인으로 파견나가 산업소재사업담당과 CFO를 겸임했다. 2010년엔 삼성물산 상사부문 경영지원실장을 거쳐 호텔신라로 적을 옮겼다. 호텔신라에서는 경영지원실장, 호텔사업부장, 호텔&레저부문장 등을 지내고 2017년 말 퇴임했다. 그가 삼성그룹에서 임원생활을 한 기간만 11년에 달한다.

반년 가량 공백 기간을 가진 그를 신세계로 불러들이기로 결정한 사람은 권혁구 사장이었다. 과거 허 부사장과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현 신세계 내부 임원들의 추천도 많았다고 한다.

허 부사장의 전 직장 관계자는 "조직 관리와 운영은 물론 재무 등 숫자 쪽에도 상당히 밝은 인물이었다"고 그를 회상했다. 허 부사장은 고려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그는 선후배 동료들에게 두루 호평 받던 사람이어서 신세계도 영입하는데 크게 주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재 적재적소 배치, 그룹 역량 강화 포석

그룹 내 각 계열사를 이끌어갈 임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은 허 부사장의 핵심 역할로 꼽힌다. 이를 통해 회사의 신성장 동력을 찾아내는 것도 그에게 부여된 임무다. 신세계 관계자는 "각 계열사들이 신사업을 개별적으로 추진하지만 이것을 통합 조율하고 지원하는 조직이 전략실 내 지원총괄"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최근 온라인 사업을 대폭 강화하기로 방침을 정한데 이어 토탈 퍼니싱, 화장품 처럼 새롭게 뜨고 있는 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물류 관련 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최근 매각이 결정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후보로 신세계를 거론하는 재계 시각도 있었다.

허 부사장이 과거 삼성물산 상사부문에서 겪었던 다방면 사업 발굴 경험은 신세계의 신사업 추진에 자양분이 될 것으로 그룹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호텔은 물론 면세점 사업을 크게 확장한 호텔신라에서의 경험도 적지 않은 자산이 될 것으로 평가 받는다. 허 부사장은 특히 호텔신라에서 호텔사업부장을 맡았던 2013년 신라스테이를 출범시킨 뒤 3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키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허 부사장이 지원총괄을 이끌게 되면서 신세계가 외부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사례는 더 많아질 것으로도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인사·기획 총괄 책임자가 외부에서 들어온 만큼 업계의 다양한 전문가들을 영입하는데 더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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