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귀재' 장재영, 닿는 곳마다 '미다스의 손' [신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⑥전략·전술에 능통, 고속승진 7년차 CEO…화장품·면세점서 최대 실적
김선호 기자공개 2019-04-30 09:28:29
[편집자주]
전문경영인 체제를 표방하는 신세계그룹에도 컨트롤타워는 존재한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직속 조직으로 알려진 '전략실'이다. 계열사 업무 조율과 지원은 물론 그룹의 대형 M&A도 전략실 주도로 이뤄졌다. 남매 분리 경영이 가속화되면서 전략실의 기능과 권한에도 변화 조짐이 엿보인다. 전략실을 중심으로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주요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9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장재영 사장(사진)이다. 마케팅 전문가로 불리는 그는 2012년 50대 초반의 나이에 신세계㈜ 대표이사에 올라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로 7년째 신세계 수장을 맡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최대 실적으로 유통 업계 1위를 넘보고 있는 신세계㈜의 역사에서 그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장 사장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든든한 기둥과 같은 존재로 알려져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에 있던 정 총괄사장이 2009년 신세계 부사장을 맡으며 장 사장과 한 지붕 아래 있게 됐다. 디자인 전공인 정 총괄사장에게 마케팅 전문가 장 사장은 신세계㈜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이마트㈜와 인적분할한 다음 해(2012년) 신세계㈜ 수장으로 장 사장이 선임된 배경으로 읽히는 부분이다.
◇장수 CEO, 마케팅 분야에서 쌓은 전문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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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장 사장은 1984년 신세계 판매촉진과에 입사해 2004년 신세계 백화점부문 미아점 점장, 2005년 마케팅 담당 상무, 2009년 고객전략본부장 부사장, 2011년 판매본부장 부사장을 지냈다. 2012년 신세계 대표이사에 선임된 뒤 2015년 정유경 부사장이 총괄사장으로 오를 때 장 대표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 사장이 당시 임원급 중에선 젊은 편에 속했으며 정 총괄사장과 호흡이 잘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조직이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효율적 체제로 변화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마케팅에 전문 역량을 갖춘 만큼 소비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기업의 수익을 최대화하는 데 그의 공로가 컸다는 얘기다.
특히 장 사장은 '실용주의'를 직원들에게 매번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신년 산행이나 점포 개점일 행사 등을 없앤 것도 이 때문으로 업계엔 알려져 있다. 관례적인 행사나 업무에 치중하기 보다는 소비자를 유인하고 쇼핑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실용적 방법을 모색하는 데 그의 시선이 집중돼 있다는 의미다.
◇면세점까지 공격적 사업확장…인터내셔날 '화장품' 호조
2012년부터 신세계㈜ 매출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영업이익도 2000억원대를 기록하다 2017년 3457억원으로 상승했다. 지난해엔 매출 5조1819억원, 영업이익 397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신세계㈜ 계열사인 신세계디에프와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사업 호조가 성장을 견인했다. 이러한 성과와 더불어 백화점 매출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말 인사에서 장 대표는 수장 직에 재선임됐다.
장 사장은 '상권 넘버원 전략'을 앞세워 백화점 업계가 역성장인 상황에서도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의 유통 노하우의 방점을 찍은 백화점 강남점은 2016년 증축과 리뉴얼을 통해 슈즈, 키즈, 스포츠 등 전문관 개념을 국내 최초로 도입, 단일점포 매출 국내 1위를 차지했다.
신세계디에프는 2017년 명동점을 오픈하며 국내 면세시장 3위로 가파르게 올라섰으며 2018년 인천공항에서 면세사업을 확장해 롯데·신라면세점 2강 구도의 국내 면세시장을 3강 구도로 재편했다. 이 과정 속에서 신세계㈜는 신세계디에프와 신세계조선호텔로 나눠 운영했던 면세사업을 일원화했다. 신세계㈜-신세계디에프-신세계디에프글로벌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다. 이를 통해 면세사업 시스템이 더욱 체계화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호조에는 면세점과의 시너지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업계의 진단이다. 면세점에서 잔 뼈가 굵은 호텔신라 출신 차정호·이길한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의 역량 뿐만 아니라 신세계 한 지붕 아래 가파른 매출 성장을 보이는 신세계디에프가 그 뒷받침이 됐다는 분석이다.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중심 축에는 장 사장이 자리했다.
장 사장은 신세계㈜의 화장품 사업은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맡기며 백화점에선 유통사업 시코르에 역량을 집중했다. 2016년 1호점을 낸 시코르는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해 점차 점포를 늘려 올해 40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외에도 소비자의 쇼핑 트렌드가 단독 브랜드 매장에서 편집매장으로 옮겨감에 따라 패션·의류 편집매장인 분더샵을 확장했다.
장 사장은 화장품·패션·면세점 사업부문을 각 계열사에 맡기는 한편 신세계의 중심이 되는 백화점에선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조직의 효율적 운영이 수익성을 배가 시켰다는 평이다. 장 사장의 실용주의 노선이 올해 신세계 '엔진'을 더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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