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디벨로퍼 열전]알비디케이, '흉물' 리조트 부지에 주거단지 꿈 실현백봉지구 개발, 환경평가 급제동…부도위기서 기사회생, 매출 급증

신민규 기자공개 2019-06-05 08:55:33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4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비디케이는 설립된지 20년이 넘은 중견 디벨로퍼다. 모두가 외면했던 서울스키리조트 부지를 경매로 사들이면서 사업의 전기를 마련했다.

리조트 부지를 북유럽풍 주거단지로 탈바꿈하는 계획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착공 이후 공정진행률이 30%를 넘긴 시점에서 사업승인권자인 남양주시가 환경영향평가를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부도 위기까지 몰렸던 알비디케이는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라는 최후 수단을 통해 기사회생했다. 분양매출이 본격적으로 잡히기 시작한 덕에 지난해 매출은 6배 이상 성장했다.

◇'흉물' 방치된 리조트 개발 '승부수'…권익위 중재 등 우여곡절 끝 분양 완판

서울리조트 부지는 1993년 당시 서울과 가장 가까운 스키장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1년이 되지 않아 부도가 났다. 2008년 리조트 영업이 중단된 이후 10년 가까이 방치됐던 땅이다. 토지소유권이 수차례 바뀔 정도로 부지 매력이 떨어졌다.

흉물처럼 방치된 땅을 알비디케이는 기회로 생각했다. 리조트 부지를 대규모 주거단지로 개발하는 사업(백봉지구 공동주택 신축)을 추진한 것이다. 마침 남양주시도 '남양주 비전플랜 2020'의 일환으로 도시분야 5대 역점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개발에 탄력이 붙는 듯했다.

사업계획 승인과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인허가를 받고 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조달도 성사시켰다. 두산중공업을 시공사로 선정해 분양에 나선 '두산 알프하임'은 2894세대(3만920㎡)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99%에 달하는 완판을 기록했다. 총 분양예정금액이 1조원을 넘을 정도로 대규모 사업이었다. 준공 예정일은 2020년 말이다.

문제는 사업승인을 내준 남양주시가 산지전용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면서 발생했다. 사업승인 당시만 해도 산지전용허가를 받을 때 환경평가가 포함돼 있어 절차가 불필요할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이미 스키 슬로프 등 산지가 일부 훼손된 지역이라 염려하지 않았다가 복병을 만난 셈이다.

환경영향평가를 새로 받으려면 공사중지를 해야되기 때문에 시행사인 알비디케이 입장에선 부도를 선고받는 것과 다름 없었다. 착공(2017년 7월) 이후 공정진행률이 30%가 넘는 시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시장 관계자는 "대출 자금이 4000억원이 넘는데 3000억원을 토목공사 등으로 이미 써버린 시점이었다"며 "법대로 하면 공사중지를 하고 원상복구를 해서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알비디케이는 최후 수단으로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를 신청했다. 소송으로 가면 사실상 부도가 나는 꼴이라 중재를 통해 해결에 나선 것이다.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사 중지명령 처분없이 환경영향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협의를 이끌어냈다.

◇매출 6배 성장, 분양계약잔액 '든든'

백봉지구 공동주택 신축사업이 성사된 덕에 알비디케이 매출은 수직 상승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037억원으로 2017년(332억원) 대비 6배 이상 늘어났다.

알비디케이의 매출은 2011년 700억원 가까이 기록한 이후 수년째 이렇다할 진전이 없었다. 주택개발사업 한건으로 단숨에 외형 성장을 일궈낸 셈이다. 아직 분양계약 잔액이 8302억원이나 남아있다는 점에서 외형은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회사는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 산37-18번지 일원에도 재고용지를 갖고 있다. 총 40만3475㎡ 규모로 부지 장부가는 931억원이다.

clip20190603163729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