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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박세창 사장, '금호석유화학' 선 그은 이유는'금호그룹' 적통 경쟁서 밀릴까 우려…'형제의 난' 재현 해석도

고설봉 기자공개 2019-07-25 16:26:27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5일 15:3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사진)이 2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진성매각이며, 딜의 주체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이고, 구주 매각이 우선"이란 점을 강조했다. 이어 "어느 곳 염두 이런 것 없고,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아시아나항공의 미래가 담보될 것"이라며 "그런 관점에서 아시아나항공에 가장 도움이 되는 회사가 매수자로 선택됐으면 한다"는 생각도 내비쳤다. 사실상 인수 후보에 대한 제한은 하지 않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박세창 사장
하지만 박 사장은 "금호석유화학의 어떠한 동일인이나 특수관계인도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그 부분은 계열분리 됐을때, 과거 히스토리나 앞으로 매각 장애물이나 불확실성 해소하고 억측 없애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계열분리가 될 때 서로 간의 약속이 있었고 채권단과도 합의된 내용"이라면서 "매각에 대한 억측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금호석유화학은 입찰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사장의 발언은 금호석유확학을 이번 딜에서 배제하기 위한 '선긋기'로 풀이된다. 특히 예전 '금호家 형제의 난' 때부터 이어져온 박 사장의 아버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간 반목을 의식한 일종의 선제적 경고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금호가의 '적통'을 '금호석유화학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옛 금호그룹은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사실상 분리됐다. 이후 박찬구 회장은 2011년 공정위에 금호산업 등과 계열분리해 달라고 신청했다. 계열분리된 뒤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이끌던 박삼구 전 회장은 아버지인 고 박인천 창업주가 세운 '금호그룹'의 적통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라고 강조했다.

박삼구 전 회장의 은퇴로, 경영 일선에 있는 오너 2세는 박찬구 회장이 유일하다. 이제 오너 3세들이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범 금호그룹 내 최대 규모 회사인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두고, 오너 3세들의 적통 경쟁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서는 모습이다. 금호가에는 딸들을 제외하고 총 4명의 아들 3세가 있다. 박재영씨,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다. 올해 한국나이는 50, 45, 42, 42세다.

이 중 장손인 박재영씨는 고 박성용 금호그룹 2대 회장의 외아들이면서도 그룹 경영과 무관한 삶을 살고 있다.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소수 지분을 모두 팔고 미국으로 갔다. 박재영씨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3세들은 모두 '금호' 브랜드를 공유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세창 사장의 잠재적 경쟁자로 여겨지는 인물은 박철완 상무와 박준경 상무다.

금호석화 3세들
<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상무(왼쪽)와 박준경 상무.>

금호산업을 중심으로 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면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된다. 반면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단숨에 대기업집단으로 올라설 수 있다. 이에 따라 옛 금호그룹의 부활에 한걸음 더 나아가는 쪽은 금호석유화학이다. 이미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산업 등과의 계열분리 이후 매년 성장세를 이어오며 내실을 다졌다. 계열분리 된 뒤 매출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영업이익 등 수익성은 4배 이상 불어났다.

현재 금호석유화화학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11.12%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박세창 사장이 금호석유화학을 견제하는 이유다. 애경그룹 등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노리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집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수 있어, 금호석유화학은 이번 딜 초반부터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특히 '금호'라는 호남 대표기업으로서의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다른 기업집단과의 아시아나항공 공동인수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박세창 사장이 주장하는) 그런 약속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없다"며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인수전 참여를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의 인수전 참여를 제한할 근거는 전혀 없다"며 "박삼구 전 회장 측이 금호석유화학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탐탁치 않게 여긴다는 정도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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