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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위기 선진국금리 DLS]'시리즈펀드' 비켜 간 ELF, DLF 감사 척도되나시리즈펀드 이슈 재점화…편입 자산 '유사성' 관건

최필우 기자공개 2019-09-02 08:05:17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6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선진국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를 설정한 운용사 감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 DLF를 시리즈펀드로 볼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시리즈펀드는 사실상 동일한 사모펀드를 여러개 설정해 투자자 제한 규제를 피하는 수단이다. 선진국 금리연계 DLF가 시리즈펀드로 분류되면 설정 주체인 자산운용사는 물론 판매사도 징계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와중에 과거 있었던 주가연계펀드(ELF) 감사 기준이 DLF 감사의 척도가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ELF는 과거 시리즈펀드 논란에 휩싸였으나 감독 당국의 제재를 받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DLF가 ELF처럼 시리즈펀드로 분류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과 두 상품을 동일 선상에 놓을 수 없다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운용업계 반발 "시점별 기초자산·가격 천차만별"

26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국내 ELF 설정액은 총 7조5234억원으로 집계됐다. 사모와 공모 ELF 설정액은 각각 4조9828억원, 2조5406억원이다. 공사모를 통틀어 총 58개 운용사가 ELF를 운용하고 있다. 펀드 비히클(Vehicle)이 사용되는 건 증권사가 발행한 ELS를 은행에서도 판매하기 위해서다. 시중은행은 같은 이유로 신탁 비히클도 사용하고 있다.

ELF는 판매 채널만 다를 뿐 ELS와 사실상 동일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지만 과거 시리즈펀드 의혹을 받은 적이 있다. 규모가 작은 운용사들이 공모펀드 규제를 피하기 위해 구조에 큰 차이가 없는 ELS 편입 펀드를 잇따라 설정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리즈펀드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은 없지만 설정액과 보수를 늘리기 위한 편법으로 볼 소지가 있다는 게 감독 당국의 입장이었다.

당시 ELF를 운용하던 운용사 관계자들은 규제에 강하게 반발했다. 종목형 ELS 기초자산이 다양해 펀드에 편입되는 ELS를 동일한 상품으로 볼 수 없다는 게 반대 논리의 골자였다. 지수형 ELS 역시 기초자산 조합이 다양하고 발행 시점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감독 당국이 이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ELF 시리즈펀드 논란은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최근 DLF 손실 위기가 부각되면서 파생상품을 편입하는 펀드에 대한 시리즈펀드 이슈도 다시 불거졌다. 금융감독원은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를 설정한 운용사는 유경PSG자산운용(516억원), KB자산운용(340억원),교보악사자산운용(280억원), HDC자산운용(60억원) 등 4곳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시리즈펀드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운용사들은 과거 ELF 감사 때와 마찬가지로 기초자산 가격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들어 시리즈펀드가 아니라는 주장을 관철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가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내고, 일정 수준 이상 하락시 손실을 입는 구조는 동일하지만 발행 시점별로 금리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상품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금리인상 베팅' 키워드 동일, 단일 기초자산 사용"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 파생결합증권(DLS)은 발행 시점별로 금리에 차이가 있지만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가 하락하지 않아야 수익을 낸다는 점에서 구조가 같다. 이에 대거 발행된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S는 사실상 같은 상품들이고 잇따라 설정된 DLF를 시리즈펀드로 볼 소지가 충분하다는 견해에도 힘이 실린다. KEB하나은행에서 판매된 영국과 미국 CMS 금리 연계 DLS도 마찬가지다.

단일 기초자산을 쓴다는 점도 이 DLF가 시리즈펀드로 지목되는 이유 중 하나다. DLS는 지난 2016년 홍콩H지수(HSCEI) 급락으로 기초자산 다변화 필요성이 제기되자 ELS의 대안으로 부상했다. ELS와 마찬가지로 2~3개 기초자산을 활용하되 이중 하나를 지수가 아닌 금리,유가, 신용으로 대체하는 구조가 많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된 DLS는 독일 10년물 국채금리 하나 만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어 다양한 조합을 기대할 수 없다.

판매사의 개입 여부도 시리즈펀드 여부를 판가름하는 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비이자수익을 늘리기 위해 공모펀드에 비해 규제가 덜한 사모펀드 설정을 밀어 붙인 정황이 포착되면 시리즈펀드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경우 펀드를 설정한 운용사는 물론 판매사도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과거 ELF 감사 이후 구조화상품을 시리즈펀드로 보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이번에 논란이 된 DLF는 ELF 때와 같은 논리로 규제를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시리즈펀드에 대한 정의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 편입 자산 유사성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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