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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온리 대안' 행동주의, 증시부진에 힘 못쓰나 [인사이드 헤지펀드]국내 주요 11개 펀드 중 9개 누적수익률 마이너스

이효범 기자공개 2019-09-16 08:12:32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0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국내 증시가 급락한 이후 뚜렷한 반등세로 접어들지 못한 가운데 올 상반기 롱온리 전략의 대안으로 행동주의가 주목받았다. 스튜어드십코드 확산과 함께 강성부펀드가 한진칼에 공세를 펼쳐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행동주의 전략을 표방하거나 가미한 펀드를 잇따라 출시해 자금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국내 증시 부진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행동주의 헤지펀드들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분위기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 6곳이 운용하는 주요 행동주의 펀드 11개 중에서 9개 펀드의 누적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지난 8월말 기준 이 펀드들의 전체 설정액은 1971억원이다. 이 가운데 올해에만 행동주의 헤지펀드 총 7개가 새로 출시됐다. 설정액은 1702억원에 달한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이 행동주의 헤지펀드 설정규모가 가장 크다. 올해 1월과 2월에 걸쳐 각각 '밸류시스템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 '밸류시스템액트펀드'를 각각 출시해 500억원, 163억원을 모집했다. 두 펀드의 누적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 이다. 장기적으로 직접 펀드를 운용하기보다는 해외 행동주의 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형태를 구상, 피투자 펀드를 물색 중이다.

쿼드자산운용은 올해 3월과 5월에 총 3개 펀드를 냈다. 쿼드인게이저1, 2, 3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453억원이다. 누적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 중이다. 김정우 대표가 운용을 맡고 있다. 그는지난 2006년 출시된 기업 지배구조 공모펀드인 'AllianzGI 기업가치향상장기주식투자신탁'을 운용한 경험이 있다.

VIP자산운용은 올해 1월 'VIP트리플A펀드'를 출시했다. 설정액 429억원을 모으면서 흥행했다. 이 펀드는 행동주의 전략과 함께 대체투자도 겸하는 멀티전략 헤지펀드다. 덕분에 누적수익률은 플러스(+) 수치이다. VIP트리플A펀드는 전체 신탁재산의 절반 정도씩 국내주식 투자와 대체투자에 배분하고 나머지 5~10%를 차익거래에 투자하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국내주식 투자분 중 70%가 행동주의를 표방한 투자 재원이다.

지난 5월 출시한 '한국밸류사파이어Value-up펀드1호'도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설정액은 157억원이다. 특히 공모펀드 운용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출시한 행동주의 헤지펀드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단기 수익률이긴 하지만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은 전반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부진한 국내 증시 영향에도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2400포인트를 웃돌기도 했으나 같은해말 2000포인트 대로 떨어졌다. 최근에도 비슷한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작년초 한때 900포인트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올 하반기 500포인트대 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600포인트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행동주의 헤지펀드들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행동주의 전략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공개적으로 드러난 주주활동은 거의 없는 상태다. 일부에서는 행동주의 헤지펀드를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반응도 나온다.

주주제안 등 활발한 활동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해당기업의 지분율을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성부펀드도 한진칼에 주주제안을 실시했으나, 법원은 소수주주가 상장사에 주주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6개월 이전부터 0.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투자금이 수백억원 수준이라는 점은 한계로 지적되기도 한다. 유의미한 지분율을 확보하기 위해 특정종목에 집중투자 하다보면 해당종목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진다. 이는 펀드 수익률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증권사 PB센터 등에서 한때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았었다"며 "단순히 주식에 투자하기 보다는 행동주의 전략을 가미해 투자하는게 마케팅 포인트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행동주의 펀드들이 점차 힘을 잃자 투자자들의 관심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5월 출시된 행동주의 펀드가 거의 끝물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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