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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을 움직이는 사람들]음악처럼 하모니 이룬 오너 2세들②임종윤 사장·임주현 부사장 음악 전공 이력…경영 수업 3남매 중 장남에 무게감 실려

강인효 기자공개 2019-10-23 07:45:04

[편집자주]

한미약품은 설립 50여년 만에 한국 신약 개발을 대표하는 제약회사로 우뚝 섰다. 제약 역사 100년 중 한미약품의 역사는 짧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연구개발(R&D) 역량을 꾸준히 강화하면서 매출 1조원의 외형과 30여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술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한미약품을 이끌어가고 있는 핵심 멤버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5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금의 한미약품이 있기까지 회사를 키워온 사람을 꼽자면 단연 창업자인 임성기 회장이다. 임 회장에 이어 한미약품의 미래를 책임질 2세 경영인으론 세 자녀인 임종윤 사장(장남·1972년생), 임주현 부사장(장녀·1974년생), 임종훈 부사장(차남·1977년생)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각자 한미약품에서 주요 보직을 맡으면서 임 회장으로부터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특이한 것은 오너 2세들의 경력에 '음악' 전공이 들어 있다는 점이다. 장남 임종윤 사장은 버클리음대에서 재즈 작곡 석사과정을 밟았다. 둘째 임주현 부사장도 미국 스미스칼리지에서 음악과를 졸업했다. 3남매는 각각 한미약품 그룹내에서 경영 수업을 받지만 갈등 요인은 보이지 않고 있다. 장남 임종윤 사장에게 무게추가 실린 가운데 3남매가 조화롭게 경영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경영 승계가 본격화하더라도 큰 잡음 없이 '하모니'를 이룰 것이란 게 주변의 전언이다.

장남 임종윤 사장은 삼 남매 중 가장 먼저 회사에 입사했다. 임 사장은 미국 보스턴칼리지(Boston College) 생화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버클리 음대에서 재즈 작곡 석사 과정을 밟았다.

2000년 귀국해 한미약품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음악에 상당한 재능이 있었던 그는 입사 전 '로맨틱 소울 오케스트라'라는 재즈 밴드에서 리더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밴드는 '원테이크 라이브 레코딩'을 고수할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갖춘 것으로 유명했다.

대학 시절 생화학과를 졸업했지만 음악에 재능이 뛰어난 그를 두고 초기엔 회사 경영에 관심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북경 한미약품에서 근무를 하며 회사를 잘 키우는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경영 수업 과정에 돌입했다. 향후 후계 구도와 관련해 임 회장의 의중이 사실상 임 사장으로 기울어진 것이란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임 사장은 2004년 북경한미약품 기획실장을 시작으로 주로 북경한미약품 경영을 맡으면서 한미약품의 중국 비즈니스를 키웠다. 북경한미약품에서 부총경리(부사장), 총경리(사장), 동사장(이사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임 사장이 합류하면서 북경한미약품은 실적 우상향 곡선을 이어갔고, 당시 200억원 안팎에 불과하던 매출은 2000억원대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임 사장은 이같은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2009년 3월 한미약품 사장(등기임원)으로 선임됐다. 현재까지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한미약품에서 10년간 사장으로 일하면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등의 사업개발(BD) 업무를 맡고 있다.

임 사장은 또 한미약품이 지주회사를 출범한 2010년 부친인 임성기 회장과 함께 한미사이언스 공동 대표에도 올랐다. 이로부터 6년 만인 2016년 3월 임성기 회장이 이사 임기 만료로 물러나면서 한미사이언스는 임종윤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임 사장이 대외적으로 임 회장의 후계자로 낙점된 순간이기도 했다.

임 사장은 한미약품보다는 대표를 맡고 있는 한미사이언스 경영에 더 집중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전문경영인 체제여서 우종수·권세창 대표가 각각 경영 관리와 신약 개발 부문을 담당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임 사장은 한미약품 사장과 북경한미약품 동사 외에도 한미헬스케어(옛 한미IT) 이사, 한미(중국)유한공사 동사장 등을 겸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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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한미약품 창업자인 임성기 회장의 장남 임종윤 사장과 차남 임종훈 부사장. / 제공=한미약품

임주현 부사장과 임종훈 부사장도 각각 착실히 한미약품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두 임 부사장이 한미약품에 합류하게 된 시기는 같다. 미국 스미스칼리지(Smith College) 음악과를 졸업한 임주현 부사장과 미국 벤틀리대(Bentley) 경영학과를 나온 임종훈 부사장은 각각 2007년 인재개발팀장(이사)과 정보기술(IT) 담당 이사로 한미약품에 입사했다. 장남 임종윤 사장에 비해 다소 늦게 경영 수업을 시작한 셈이다.

두 남매는 2년 뒤인 2009년 각각 인적자원개발(HRD)과 경영정보 상무로 승진하며 임원 반열에 올랐다. 2013년에는 둘 다 해당 부문 전무로, 지난해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임주현 부사장은 현재 HRD 및 글로벌 전략 업무도 담당한다. 임종훈 부사장은 경영기획을 총괄할 뿐만 아니라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를 맡고 있다.

임 부사장은 한미약품의 지속 가능성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해 글로벌 수준의 정보보호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데 일조했다. 그 결과 올해 1월 한미약품이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제정하는 정보보호 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27001' 인증을 받는데 기여했다.

임종훈 부사장은 2017년 당시 누나인 임주현 전무보다 먼저 한미약품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한미약품 이사회에는 오너 일가로는 임 회장의 두 아들인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부사장만 들어가 있다. 임주현 부사장은 한미약품 미등기임원이다.

임종훈 부사장은 한미약품그룹 관계사인 한미헬스케어(옛 한미IT)와 벤처캐피탈인 한미벤쳐스의 상근 대표를 맡고 있다. 앞서 임성기 회장과 한미IT는 2016년 7월 각각 50억원씩 출자해 바이오 분야에 투자하는 한미벤쳐스를 설립했다. 임 부사장은 한미약품그룹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위한 바이오 벤처 투자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임 부사장은 한미약품 100% 자회사인 일본한미약품의 비상근 대표이기도 한데, 2007년 한미약품 입사 당시 동경사무소 소장을 역임했던 것을 감안한 인사다. 그는 또 그룹의 약국영업 전문 마케팅 업체인 온라인팜에서는 이사를 맡고 있다.

한미약품에서 글로벌 전략 업무를 담당하는 임주현 부사장의 어깨도 무겁다. 오빠인 임종윤 사장의 업무가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데 초점이 돼 있다면, 임 부사장의 업무는 한미약품이 개발하는 의약품에 관한 해외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주로 하기 때문이다.

한미약품 측은 임 회장의 세 자녀 모두 각자의 역할에 맞게 회사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고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3남매는 각자의 영역에서 경영 수업을 받으면서 화합을 이룰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둘째인 임 부사장은 임 회장의 총애를 많이 받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알려졌다"며 "막내인 임종훈 부사장은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를 제외한 주요 그룹 계열사 대표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 체제를 보이면서도 적절한 균형 속에 후계 구도가 그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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