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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중소기업·소상공인 잡고 '니치마켓' 뚫을까 [토스뱅크 인뱅 재도전] ③법인대출 미개척 영역, 비대면 거래 한계 탓… 신용평가 모델 구축 관건

진현우 기자공개 2019-10-22 15:29:02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8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스뱅크는 소호(SOHO) 대출에 초점을 맞춰 인터넷전문은행 라이선스 확보에 한 발자국 다가선다는 계획이다. 토스뱅크가 소호 개념에 포함한 고객군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다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모두 법인에 해당한다. 이에 업계에선 토스뱅크가 법인영업을 통해 인터넷 뱅크 사업영역 확대에 물꼬를 터줄 수 있을지 관심이다.

현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법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은 취급하지 않고 있다. 법적으로 영업이 막혀 있는 건 아니다. 인터넷전문은행법 제6조엔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공여가 가능하다고 기재돼 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상품을 출시하지 못하는 배경엔 ‘본인 확인'이 필수인 비대면 거래의 특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뱅 그림
출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일반 개인들은 운전면허증과 주민등록증으로 계좌개설과 상품가입이 수월하다. 다만 법인은 법인등기 혹은 인감을 통해 계좌를 개설해야 하고, 금융거래를 할 때마다 대표이사가 매번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하는 현실과 동떨어진 어려움이 있다. 오프라인 영업망을 갖춘 시중은행에선 회사 경리직원이 법인 인감을 갖고 대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결정적으로 신용등급(Credit) 체계가 미비한 중소기업을 상대로 신용 평가모형을 확립하는 것도 쉽지 않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이 법인이 아닌 개인만을 대상으로 은행업을 영위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이때문이다. 그만큼 토스뱅크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타겟으로 영업을 이어나간다면 자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인터넷뱅크는 기본적으로 시중은행이 제공하는 풀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불가능하다. 다만 특정 한 분야에서 시중은행에 비견될 만한 강자가 나올 수 있다는 데에는 의견이 모아진다. 실제 미국에선 인터넷전문은행은 아니지만 랜딩 회사인 퀴큰 론즈(Quicken Loan)가 '로켓론' 신용대출을 통해 시중은행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토스뱅크가 목표로 언급한 중소기업 대출 영역을 특화시켜 나갈 수만 있다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전체 파이를 넓히면서 동시에 자사만의 사업 특색까지 갖출 수 있다. 물론 아직 현실적인 규제와 장벽 탓에 법인보단 개인이 주체가 되는 금융서비스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토스뱅크도 이를 모르지는 않을 터 소상공인들 중에서 가계형 개인사업자(1인)부터 고객으로 확보해 나갈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소매금융을 통한 성장엔 분명 한계점이 존재하기에 법인영업 가능 여부는 인뱅 업계에선 중요한 화두다. 결국 토스뱅크가 예비인가를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세 곳 중 누가 먼저 법인영업의 지평을 여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인뱅의 혁신금융이 전금융권으로 전파되려면, 대리인 본인인증을 비롯한 규제부터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토스뱅크가 중소기업중앙회와 하나은행을 2대주주로 확보한 배경도 앞선 미래 사업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우선 중소기업중앙회는 355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권익 보호를 위한 경제단체다. 중소기업의 금융 애로사항을 직접 현장에서 보고 느껴왔기에, 정보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소상공인을 고객군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노란우산공제회와 공제사업기금을 주력으로 한다. 노란우산공제회는 소기업·소상공인만 가입할 수 있고, 이들이 폐업을 결정할 때 납부한 부금을 공제금 형태로 돌려주며 재기를 모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사회안전망이다. 공제사업기금은 회사들이 필요로 하는 운전자본 등을 대출해주는 상호부조적인 성격이 짙다.

금융업 관계자는 "중소기업중앙회의 참여만으로 소호대출에 주안점을 둔 사업계획서 제출이 감독당국 입장에서 볼 때 훨씬 가까이 와닿았을 것"이라며 "혁신금융에 정책적 목표를 두고 있는 정부와 감독당국에서도 인뱅의 법인 영업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모르지는 않을 터라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금융주력자인 하나은행도 중소기업·소호 부문 리스크관리 역량과 시스템 노하우를 공유하며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6월 말 하나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은 84조8410억원으로, 이는 전체 기업여신의 83.4%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다만 중기 대출금의 절반 이상은 소호대출이다. 소호대출(43조7200억원)은 전년 대비 4.7% 오르며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금융업 관계자는 "토스뱅크는 신용평가 모델을 잘 구축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 혁신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고객군으로 확보한다는 사업계획을 감독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아 이를 실현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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