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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일 많다" 마당쇠 자처한 정성인 VC협회장 벤촉법 제정 촉구, VC 인력 확충·IFRS9 대응 마련 고심

박창현 기자공개 2019-10-22 16:26:49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2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성인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사진)은 협회에서 '정 대리'로 통한다. 40년 업력에 걸맞게 모르는 것이 없고, 디테일에 강해 붙여진 별명이다. 아는 것이 많은 만큼 해결하고 고쳐야 할 것도 많이 보였다. 정 회장은 이제 마당쇠를 자처하고 있다.

정성인

벤처캐피탈협회는 22일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 갈리 있나. 목소리를 낼 기회가 마련되자 정 회장은 어김없이 '일'을 시작했다.

협회와 정 회장의 최대 현안은 벤처투자촉진법(이하 벤촉법)의 조속한 제정이다. 현행 벤처투자 제도는 1986년 제정된 창업지원법과 1997년 만들어진 벤처기업법으로 이원화 돼 있다. 법 제정 목적이 다르고 벤처 투자 자체를 보조적인 개념으로 두고 있어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와 협회는 VC를 독립적인 금융 산업으로 발돋움 시키기 위해 새로운 '벤촉법'을 내놨다. 당초 올해 시행을 목표로 제정 작업을 진행했지만 정치적 이슈에 휘말리면서 현재까지 국회 본회의에 상정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다.

정 회장은 "이원화된 현행 법 체계 안에서는 벤처 투자에 여러 제약이 많다"며 "민간 중심의 벤처 생태계 조성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벤촉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장 VC들의 해외 투자 규제가 많아 선진 기술 확보와 혁신 산업 육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는 향후 다양한 채널로 정부 및 국회와 소통해 나갈 예정이다. 정 회장은 "국회 담당자들과 수차례 미팅을 가졌고 법안 통과에 대한 공감대도 확인했다"며 "올해 법 통과가 안되면 내년에 선거가 있어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VC 인력 수급과 새 회계기준(IFRS9) 적용 문제도 정 회장의 업무 리스트에 올라 있다. VC 투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 수급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정 회장의 진단이다.

정 회장은 "인력 부족으로 인해 VC간 인력 이동에 따른 분쟁이 심화되고 투자 효율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며 "주요 LP들을 대상으로 펀드 핵심 운용인력의 민간 경력을 투자 경력으로 인정해주도록 요청하는 등 인력풀을 넓히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IFRS9 적용 문제도 녹록치 않다. VC들은 그동안 투자 자산에 대해 자산과 수익 가치를 모두 따져 장부상 공정가치를 반영했지만 새 회계기준은 자산가치만 인정한다. 투자 자산의 미래 수익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서 투자를 할수록 손해를 보는 실정에 직면해있다. 또 보수적인 평가 기조로 인해 벌써 민간기업들의 VC 투자 철회 움직임까지 포착되고 있다.

새 회계기준이 제2 벤처붐 조성과 민간 벤처 생태계 조성에 큰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회계기준원 등 유관 기관과 공정 가치 평가에 대한 기준안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금융 당국과 가이드라인 초안을 만들고 있다"며 "민간 중심의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라도 회계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가 끝난 후에도 정 회장은 이 자리, 저 자리를 옮겨 다니면 참석자들과 대화를 하고, 현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업계를 위해 많이 도와달라"며 자신을 낮추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마당쇠 회장의 하루는 오늘도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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