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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입찰전략]조용히 움직이는 KCGI, 무시하면 큰 코 다칠 수 있다①SI 부담 줄이는 딜구조 고민, '최약체 이미지' 의도된 전략일수도

최은진 기자공개 2019-10-25 09:56:4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4일 10: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군 가운데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곳이 KCGI다. 확실한 전략적투자자(SI)를 구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업력이 짧아 국내 유수의 사모펀드운용사(PE)만큼의 펀딩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KCGI를 이끄는 강성부 대표(사진)가 SI 및 펀딩과 관련한 대외적 발언을 자제하고 있어 사실상 컨소시엄의 실체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되고 KCGI가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진 후 약 3~4개월간의 몇가지 정황을 돌아보면 자칫 KCGI를 무시하다가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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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공식적으로 등판한 후보로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컨소시엄 그리고 KCGI가 꼽힌다. KCGI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SI-FI'의 짝을 이룬만큼 인수전에 참여할 기본적인 요건을 갖췄다. 그러나 KCGI의 경우에는 SI와의 연대에 대해서는 물론 아시아나항공 M&A 관련해서는 그 어떠한 얘기에도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한진그룹과 한창 전면전을 벌일 당시 잇단 공개적인 발언을 했던 강성부 대표도 최측근들에게조차 아시아나항공 딜은 어렵다거나 힘들다는 등의 감정 토로만 할 뿐 얘기하는 바가 전혀 없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M&A업계서 KCGI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미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꽤 멀어진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SI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 외에도 다른 두 후보군과 비교해 자금력 측면에서도 다소 뒤떨어진다는 이미지가 형성 돼 있다. 한진그룹과의 전면전에 이미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놓은데다 해당 주식의 담보대출 만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점, 적대적 행동주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추가 펀딩이 쉽지 않다는 점 등 여러 시장의 소문들이 모여 KCGI에 대한 약체 이미지를 만들었다.

아시아나항공 M&A딜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의 한 고위 임원은 "시장 관계자들이 적어도 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해서는 KCGI에 대해 기대를 접은 지 오래"라며 "자금력, SI 그리고 이미지 측면에서 KCGI에 승기가 돌아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중론이다"고 말할 정도다.

KCGI측도 시장 관계자들의 이러한 시선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소문과 관련해선 별다른 코멘트를 내놓지 않으면서도 아시아나항공 딜이 쉽지 않다는 사실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긍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을 이대로 포기할 건지에 대한 질문에는 '절대 아니다'는 답을 내놓는다. 여전히 KCGI에게 있어 아시아나항공 딜은 해볼만한 도전이라고 판단하는 셈이다. 왜 KCGI는 포기하지 않는걸까. 그리고 시장에서 KCGI의 행보를 두고 간과한 측면은 없지 않을까.

강
강 대표의 얘기로 KCGI의 전략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강 대표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칼을 빼들었으면 무라도 썰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시장에서 잘 모르지만 대기업들이 아시아나항공을 눈여겨 보고 있는 곳들이 많다"며 "여러 대기업과 만나고 있지만 절대 그 실체는 끝까지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얘기는 시장의 예상과는 다르게 감춰져 있는 아시아나항공 원매자들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시장의 관심이 애경 컨소시엄과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으로 쏠린 틈을 타 물밑에서 다른 대그룹과 활발한 논의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셈이다.

종합하면 그는 여전히 SI를 구하는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M&A와 관련 다른 관계자는 "강성부 대표가 만나는 인맥들이 각 대그룹에 넓게 퍼져 있다. 그 중에서는 예전 직장이나 다른 관계들에 의해 꽤 친한 인맥이 만들어졌고 많은 얘기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에 꽤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인사다. 강 대표 스스로도 인터뷰에서 대그룹 오너일가 측근과 상당한 인맥을 갖고 있고 여전히 그들과 아시아나항공 인수전과 관련해 연을 맺고 있다는 얘기를 여러번 한 바 있다.

실제 KCGI는 이미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고 알려진 SK그룹이나 GS그룹 등 유수의 대기업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오래 전 KCGI와 아시아나항공 딜에 대한 논의를 끝낸 것으로 알려진 한화그룹이나 현대백화점그룹 등도 일말의 협업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이밖에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대그룹과도 스킨십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KCGI를 '최약체'로 무시하기 애매한 정황은 KCGI가 매각측에도 컨소시엄을 구성할 SI의 구체적 이름을 함구하고 있는 점이다. 매각과 관련 또 다른 관계자는 "비밀 유지를 가장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곳이 KCGI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확실한 원매자를 확보했거나 아무도 확보하지 못했거나, 둘 중의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KCGI가 SI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펼치고 있는 전략 역시 '베팅수준을 낮추고 비밀을 엄격하게 통제하겠다'는 약속이다. 우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대규모 자금이 투입될 수 있다는 일부 대그룹들의 부담을 최소화 한다는 목표로 독특한 딜구조를 고민하고 있다. KCGI는 딜구조를 선·중·후순위로 만들어 모든 리스크를 SI에 전가하는 전통적인 개념의 SI가 아닌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 보겠다는 생각이다. 항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물류·항공기리스·IT 등 다양한 업종의 투자자들과 함께 투자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말하자면 KCGI를 비롯한 다른 PE나 항공관련 협회 등 기관투자가들이 중·후순위로 밑단을 깔고 SI는 선순위로 약 4000억원 안팎의 투자금 정도만으로 아시아나항공 주주명부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는 방식이다. KCGI는 FI로서 SI에게 풋옵션의 부담을 지울 생각이 전혀 없다는 점도 강조한다. 그만큼 SI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대그룹들이 SI에 쏠리는 시선 등에 부담을 느낀다는 점을 감안해 KCGI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전까지는 절대로 그 실체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런 전략은 일부 대그룹의 구미를 당길 수 있다. 고도화 된 M&A 전략으로도 볼 수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 보는 KCGI의 존재감이 희미해질수록 그들이 목표하는 전략이 더욱 잘 들어먹힐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금적인 측면이나 시장의 시선을 신경쓰는 대그룹 입장에서도 KCGI의 최약체 이미지나 딜 구조 등이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강점'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KCGI가 유수의 대그룹과 손잡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강 대표는 인터뷰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고 싶어하는 대그룹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다만 저간의 사정들로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감안해서 해석하자면 KCGI가 SI의 부담을 최소화 하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것은 특정 대그룹과의 협업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CGI가 중·후순위를 채울 투자자들을 확보하고 SI가 될 대그룹을 확보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 딜의 분위기가 단박에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다른 경쟁 후보들이 주의해야 할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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