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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유일 '두타면세점' 철수…기대 밑돈 4년 영업 "시내점 단일 매장으로 사업 지속 어려움"

김선호 기자공개 2019-10-30 09:18:38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9일 1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 이어 면세점을 철수하기로 결정하자 업계는 '승자의 저주'가 가시화됐다고 평가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했던 면세점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분석이다.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패도 뼈 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2015년 말경 롯데면세점 본점·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의 특허 기간 만료에 따른 후속사업자 선정 '특허심사'가 개최됐다. 당시 ㈜두산은 유통사업이 전무했으나 면세사업을 통한 수익성 제고를 위해 특허경쟁에 뛰어들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당시를 회상하며 "면세사업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여겼다"며 "㈜두산은 두타몰을 활용할 시 면세사업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특허신청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사업이 전무한 ㈜두산이 면세점 특허심사에서 오랜 면세사업 경험을 지닌 롯데면세점을 넘어서기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반전이 일어났다. 롯데면세점이 월드타워점 특허를 수성하지 못하고 ㈜두산이 특허를 획득했다.

두타면세점 매출 현황

이에 ㈜두산 관계자는 "면세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다"며 "새로운 플레이어(운영자)가 시장에 등장한 만큼 국내 면세산업의 독과점 현상도 해소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었다. 특히 동대문 상권의 이점을 활용해 K-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하고 2016년 연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매출이 나오지 않았다. 2016년 매출(거래액)은 목표 치의 20% 수준인 1110억원에 그쳤다. ㈜두산이 내세운 '심야면세점' 차별화 전략이 통하지 않은 셈이다. 매출 실적이 나오지 않음에 따라 루이비통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겠다는 당초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이와 같은 두타면세점의 실적은 특허심사를 진행한 관세청에 화살로 작용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만큼 두타면세점 실적이 나오지 않자 특허심사의 신뢰도가 저하됐기 때문이다. 두타면세점 이전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2015년 연매출은 6112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중국발 '사드 보복'은 두타면세점에 치명타를 입혔다.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시내점 한 곳만을 운영하는 두타면세점으로선 이겨내기 힘든 악재였다. ㈜두산은 뚝심 경영을 이어가며 송객수수료 부담에도 불구 매출 끌어올리기에 집중했다.

단일 점포만으로는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자 두타면세점은 인도네시아 발리에 사업 진출을 모색하기도 했다. 당장의 수익은 기대하기 힘들더라도 해외 사업까지 진출할 시 외형확장에 따른 수익성 제고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이와 같은 기조가 최근 며칠 사이 급반전돼 두타면세점 분위기를 냉각시켰다. 더 이상의 출혈을 감내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면세시장 전망이 불확실하자 그룹 차원에서 면세점 철수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소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소식은 29일 현실이 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면세산업이 한창 성장해야 될 시기에 '사드'라는 대형 악재가 터져 발목을 잡힌 게 '승자의 저주' 서막이었다"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 면세점이 후발주자에겐 독으로 작용한 셈"이라고 평했다.

이에 ㈜두산 관계자는 "시내면세점 단일 매장만으로는 사업을 지속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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