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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 구조조정]에어서울, 인천 슬롯 보유에도 피하지 못한 위기3분기 탑승률 큰 폭 하락, 12개 일본노선 4개로

임경섭 기자공개 2019-11-22 08:00:39

[편집자주]

아시아나항공에서 시작한 항공업계 구조개편 바람이 저비용항공사들로까지 불고 있다. 항공산업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늘어난 항공사와 격화된 경쟁, 그리고 한일 갈등에 본격적으로 항공업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다. M&A를 통해 도약을 시도하는 항공사도 있고,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항공사도 이미 등장했다.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2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어서울은 국적 항공사들의 최대 시장인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한다. 제주항공·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 등 기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지역 기반을 가졌던 것과 달리 에어서울은 지방공항에서 국제선을 운항하지 않는다. 인천공항 집중은 에어서울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기반이었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의 100% 자회사로 2015년 4월 출범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하고 있던 단거리 노선을 인도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다른 계열사인 에어부산과 거점을 달리하면서 에어서울은 모든 국제선을 인천에서만 운항했다. 에어서울의 국내선도 김포-제주 노선에 한정된다.

인천공항에서만 취항하는 에어서울은 물론 단점도 가지고 있었다. 에어서울은 모든 항공사들이 진입을 노리면서 슬롯이 부족한 인천공항에서 기단을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6번째 항공사로 2016년 첫 운항을 시작한 에어서울은 이미 기존 항공사들이 진입해있는 인천공항에서 슬롯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에어서울은 대표적인 알짜 기업에 해당한다. 최대 공항인 인천에서 든든한 수요기반을 갖출 수 있었다. 한국항공협회 통계자료에 의하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제선 여객의 77%는 인천공항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연간 국제여객은 6768만 명에 달했다. 인천공항에 이어 김해공항과 김포공항이 각각 국제선 여객의 11%와 5%를 차지했다.

국적 항공사들 중 인천에서만 국제선을 운항하는 것은 에어서울이 유일했다. 지방공항에서는 수요 기반이 상대적으로 탄탄하지 않아 인천공항에 비해 낮은 탑승률을 기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에어서울은 지방공항에 취항하지 않으면서 국적 항공사들 중 가장 높은 탑승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실속있는 사업구조 덕분에 올해에는 설립 4년 만에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대형 악재 앞에 에어서울의 지리적 이점도 소용이 없었다. LCC들의 공급 과잉과 일본발 악재는 에어서울도 피해갈 수 없었다. 특히 일본 소도시에 많이 취항하는 등 일본 집중도가 특히 높았던 에어서울은 올해 3분기 큰 타격을 받았다.

에어서울 여객 비교

한일관계가 악화하기 이전인 올해 6월과 영향이 본격화된 9월의 실적을 비교해보면 에어서울은 일본 노선에서 여객이 급감했다. 에어서울은 올해 간사이, 나리타 등 11개 노선에 취항하고 있었다. 모든 일본 노선에서 최소 7%에서 최대 95%까지의 여객 감소가 나타났다. 여객 수요가 가장 많았던 인천-간사이와 인천-오키나와 노선에서만 여객이 각각 1만명 이상 감소했다.

8월 이후 일본 악재를 피해 LCC들이 일본에서 동남아와 대양주 등으로 항공기를 전환배치 하면서 다른 노선에서도 여객이 대부분 감소했다. 에어서울은 칼리보 운항을 증편했지만 증가한 공급만큼 여객이 따라오지 못했다. 다낭, 씨엠립 등 동남아 지역 대부분에서도 여객이 감소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일본 노선의 비중이 높았던 만큼 3분기에 일본 여객 감소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며 "12개 노선에서 운항하던 일본 노선을 4개 노선으로 축소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적 항공사 국제선 탑승률 추이

에어서울은 지난해 4분기부터 국적항공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국제선 탑승률을 기록했다. 수급불균형이 서서히 나타나는 상황에서도 인천공항은 안전지대처럼 보였다. 하지만 에어서울도 올해 3분기에는 일본 여행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1분기 유일하게 90%가 넘는 탑승률을 기록했지만 3분기에 81.07%로 하락했다. 탑승률 순위에서도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밀려난 3위에 위치했다.

일본 노선의 비중이 높았던 에어서울이지만 노선 구성은 다른 항공사들과 구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기존 여객 수요가 많지 않았던 일본 소도시에 취항하면서 새로운 관광 수요를 해당 지역에서 만들어냈다. 수요가 확실한 인천공항이라는 거점은 에어서울이 실험적인 노선 개발을 시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했다.

에어서울은 도야마, 요나고, 우베 등 다른 항공사들이 취항하지 않던 지역에 노선을 운항했다. 많은 LCC들이 일본 소도시 노선 개발을 시도했지만, 에어서울은 이 가운데서도 실험적인 노선의 비중이 높았다. 또 이들 노선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단독 취항에도 불구하고 국적 항공사들 중 가장 높은 탑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4분기부터 에어서울의 노선 구성은 대폭 변경된다. 12개에 달했던 일본 노선을 3분의 1로 줄이면서 나리타, 오사카, 다카마쓰, 히로시마 노선만 남긴다. 대부분 관광 수요에만 의존해 타격을 크게 받았던 소도시 운항을 모두 중단한 것이다. 대신 장가계 노선에 취항했고, 오는 12월에는 하노이와 나트랑 등 동남아 지역에 취항할 계획이다.

동남아 지역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지만 일본에서와 같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하노이와 나트랑은 국적 항공사들이 대부분 취항하는 지역이다. 대부분의 항공사가 최근 동남아 지역으로 공급을 집중하면서 경쟁도 과열되고 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중국 운수권을 확보하면서 수익성이 높은 장가계 노선에 취항했다"며 "12월에도 하노이와 나트랑에 처음 취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어서울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830억원, 순손실 10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을 16억원까지 줄이면서 이른 흑자전환을 노렸지만 목표 달성은 내년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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