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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신세계, 영토 수성 목표…실패해도 타격 최소 '느긋'②2018년 롯데 구역 접수로 '3강 도약'…수익성 하락에 고가 베팅 부담

이충희 기자공개 2020-01-20 07:42:42

[편집자주]

국내 면세점 강호들이 10조원 매출이 걸린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찰 경쟁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최고의 입찰가를 제시하기 위해 혈전까지 마다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참전을 앞둔 면세사업자는 경쟁사의 베팅 여력을 파악하기 위해 치열한 물 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천공항 입찰 전쟁 속 각 면세사업자의 경쟁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5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번 인천공항 입찰전에 나서는 대형사 중 상대적으로 느긋한 자세를 취하는 쪽은 신세계디에프글로벌(이하 신세계면세점)이다. 신세계면세점은 2018년 호텔롯데가 인천공항 1 터미널에서 철수하며 무주공산이 된 DF1과 DF5 구역을 모두 손에 넣었다. 당시 호텔신라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국내 면세업계 3강 시대 서막을 알렸다.

이때 따낸 2개 사업구역은 이번 입찰전에서 신세계면세점에 든든한 뒷배가 되줄 거란 분석이다. DF1과 DF5 구역을 운영하는 '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 1터미널점'의 지난해 매출은 7272억원으로 집계된다. 국내 출국장 면세점 매출 중 단연 1위다.

이번에 경쟁입찰 대상으로 지목된 9개 구역 중 현재 신세계면세점 깃발이 꽂혀 있는 곳은 DF7 하나 뿐이다. DF7만 수성해도 현상 유지에 성공하는 셈이다. DF7에서 신세계면세점이 지난해 올린 매출은 1644억원으로 타 구역 대비 높지 않다. 만약 DF7 수성에 실패하더라도 신세계면세점은 DF1과 DF5 사업권이 2023년까지 보장돼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반면 신세계면세점과 맞서는 다른 대형사들은 이번 입찰 경쟁에 사활을 걸고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호텔롯데의 경우 인천공항 1터미널 사업에서 한차례 쓴맛을 봤던 터라 이번 입찰전에 나서는 의미가 남다르다. 국내 1위 면세업자로서 최대 격전지인 이곳에서 재기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호텔신라 역시 상황이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총 5개의 대기업 경쟁 입찰 대상 구역 중 3곳이 현재 호텔신라의 영토다. 이번 입찰전부터 새 경쟁자로 나서게 될 현대백화점 면세점의 존재는 호텔신라에게 상당한 압박감을 심어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면세점은 경쟁사들의 상황을 감안해 최소 1개 구역 이상의 사업권을 따내는 걸 목표로 삼을 전망이다. 현재 운영중인 DF7 한곳을 수성하거나 이곳을 놓치더라도 다른 구역 하나 정도를 가져오는 게 시나리오다. DF7은 비교적 마진이 적은 패션·잡화 구역이라는 점에서 좀더 매출이 큰 쪽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경쟁사들과 비교해 입찰금액을 높여 써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입찰전에서 DF1과 DF5 가져오는데 연 임대료를 각각 2762억원, 608억원을 제시하는 등 다소 무리한 베팅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호텔신라가 써냈던 2202억원, 496억원 보다 25%나 높았다. 앞서 인천공항 2터미널점, 시내 강남점을 잇따라 개장하면서 2년 사이 급격히 덩치를 불렸던 것도 수익성 확보에 부담을 지우고 있다.

실제 높은 연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는 신세계의 출국장 면세점들은 최근까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전처럼 경쟁사 대비 높은 금액을 써내기 힘든 배경으로 지목된다. 최근 제주도에서도 신규 사업지를 물색하고 있는 만큼 이번 입찰전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명분 챙기기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면세점의 작년 4분기 수익성이 다소 하락했을 것"이라며 "인천공항점의 적자 탈피를 위해 이번 입찰에서 높은 금액을 써내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점은 국내외에서의 상징성이나 홍보 효과로 봤을때 수성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신세계 입장에서도 칼을 뺏으면 최소 한곳 이상에서는 승리해야 한다는 자존심이 걸린 싸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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