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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주총 결과 안갯속, 소액주주 표심잡기 나서나주요 주주간 합종연횡, 치열한 표대결 예상…위임장 확보 나설 듯

유수진 기자공개 2020-01-20 08:21:30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6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가 두 달 여 앞으로 다가오며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들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세를 형성할 조짐을 보이면서 주총 결과 예측이 아예 불가능한 상태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한진그룹 경영권을 지키려는 조원태 회장과 이를 뺏으려는 KCGI 등이 조만간 소액주주 위임장 확보에 적극 나설 거란 전망이 나온다. 오너일가를 비롯한 주요 주주간 합종연횡으로 치열한 표대결이 치러지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양측이 확보한 우호지분이 비슷할 경우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최종 결과를 결정짓게 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오는 3월 말 주총을 개최하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2017년 3월 사내이사에 선임된 조 회장의 임기(3년)가 이날 만료되는 데 따른 것이다. 조 회장이 경영권을 지키고 그룹 장악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선 지주사인 한진칼 대표이사직 유지가 필수적이다.

특히 한진칼은 이번 주총에서 추가로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총에서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등 7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결의했으나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로 사내이사가 한명 줄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석우 사외이사의 임기도 조 회장과 같은 날 만료된다. 현행 한진칼 정관은 이사회 구성 관련해 사외이사가 3명 이상으로 전체 이사 수의 과반을 차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금과 같이 사외이사를 4명으로 유지할 경우 사내이사도 3명으로 늘릴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한진칼 관계자는 "사내이사가 2명이 될지 3명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이번 주총에서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 선임을 위해선 출석 주주 과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주총 참석률을 사전에 예측하기란 불가능하지만 통상 의결권을 가진 주식 75% 가량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의 경우 출석률이 77.18%였다. 이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보면 일단 38.6% 이상의 우호지분을 확보해야 안건 통과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문제는 올해엔 속내를 알 수 없는 주요 주주가 여럿이어서 일찌감치 우군인지 적군인지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들은 주총 직전까지도 이합집산을 계속하며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조 회장이나 KCGI가 주총에서 승리할 수 있는 수준의 지분을 확보했는지 여부를 사전에 파악하기가 어려워진다.

뿐만 아니라 올해 주총은 예년 대비 출석률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등 추후 한진그룹 경영권의 향방을 결정할 표대결이 진행될 예정이고 주주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한진칼 주요 주주는 △조원태 및 특수관계인 28.93% △KCGI 17.29% △델타항공 10% △반도그룹 8.2%(의결권 기준) △국민연금 4.11% 등이다. 이들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68.53%다.

때문에 기타 주주 31.47%의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이 조만간 본격화될 걸로 전망된다.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은 표 대결을 벌이는 양 세력의 지분율이 막상막하일 경우 힘을 발휘하게 된다. 올해와 같이 최종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선 일단 소액주주들의 위임장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 놓아야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위임장 확보가 중요한 승리 전략 중 하나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은 지난해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총에 앞서서도 소액주주 위임장 확보에 집중해 온 걸로 안다"며 "올해는 불확실성이 큰 만큼 더욱 위임장 확보에 박차를 가하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전자투표 도입 여부도 관심사다. 전자투표제는 사전에 위임하거나 실제 주총에 출석하지 않고도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이다. 도입시 주주들에게 의결권 행사 기회를 확대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 KCGI는 지난해 주총을 앞두고 전자투표제 도입을 요구했으나 한진칼은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거절했다. KCGI는 올해도 전자투표제 도입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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