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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시장 다시 살아날까 [thebell note]

이효범 기자공개 2020-02-03 13:23:23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1일 08: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헤지펀드 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요?"

최근 만난 헤지펀드 운용사 대표의 우려섞인 질문이었다.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올들어 알펜루트자산운용까지 환매중단을 선언하면서 시장의 존폐를 두고 위기감을 느끼는 듯 했다. 그는 신규펀드 설정도 어려운 상태라 자문사로 다시 돌아가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는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 운용사는 자문사에서 전환한 이후 급속도로 성장했다. 외부에서 인력을 충원하며 도약을 준비하는 단계였다. 그런데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그늘이 드리웠다. 영업활동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경영자 입장에서는 이제 막 들어온 임직원들에 대한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했다.

판매사가 위축된게 가장 큰 타격이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라임, 알펜루트자산운용 환매중단 등 시장에서 쉴새없이 사건이 터지자 판매사들도 새로운 사모펀드 혹은 헤지펀드 판매를 꺼리고 있다. 더욱이 상품조직에서 판매를 검토한다고 해도 헤게모니를 잡은 리스크관리 조직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앞선 운용사의 경우 라임사태로 구설수에 한번 오른 뒤에 판매사들의 불신이 커졌다고 했다. 운용사의 장점이었던 다양한 판매사 네트워크도 소용 없었다. 오히려 라임자산운용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는 증거라도 직접 수집해야 할 정도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운용사와 판매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알펜루트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로 동반자인 헤지펀드 운용사와 프라임브로커(PBS)의 관계에도 금이 갔다. 원래 양측은 끌어주고 밀어주는 공생관계다. 그런데 라임 사태 이후 시장 불안감이 확산되자 일부 PBS들이 등을 돌리며 알펜루트자산운용과의 TRS 계약 해지에 나선게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됐다.

더 큰 문제는 연이어 터진 사건 때문에 투자자들도 헤지펀드 시장에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국내에서 가장 믿을만한다고 평가받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전체 펀드 설정액도 작년 연말부터 줄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로 한국형 헤지펀드는 출범 10년차를 맞이했다. '금융벤처'로 불리며 정부가 정책적으로 힘을 실었고, 그동안 실력있는 펀드매니저들과 판매사, PBS 등의 참여자들이 시장을 일궜다. 최근 불거진 사태가 10년만의 성장통으로 마무리 되길 바란다면 수습의 초점은 무엇보다도 '투자자 보호'에 맞춰져야 한다. 공모펀드 사례를 비춰봐도 신뢰를 잃은 투자자의 발길을 다시 돌려세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야 재도약을 노릴 기회라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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